무성하게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천시 산하기관에 대한 ‘내정설’이 현실로 나타나자 낙하산 및 보은인사 등을 지양해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민선7기 이천시장직 인수를 위한 기획위원회에서 요구한 탕평인사는 ‘우이독경(牛耳讀經)’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12일 이천시에 따르면 청소년 활동 및 상담·보호·복지사업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된 재단법인 이천시청소년육성재단(이사장 엄태준)의 상임이사를 지난달부터 공개모집했다. 기간 내 4명이 응모했고,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 과정을 거쳐 지난 8일 상임이사로 A씨가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A씨는 전 이천·여주YMCA 사무국장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엄태준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선거사무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물로서 이미 내정설이 나돌고 있었다.

또한 엄 시장 당선 후 민선7기 이천시장직 인수를 위한 ‘시민이 주인인 이천시기획위원회’ 2기 1분과(산업경제·환경) 위원(간사)으로도 활동한 바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5명의 심사위원이 경영 능력 및 전문성 등을 심사, 직무계획 발표와 질의응답 평가에서 A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시민 Y씨는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공모를 거친 임명이라고는 하지만 기획위원회에서도 이미 밝힌 바 있는 선거를 도운 핵심 인물들이 산하기관의 장으로 들어오면 선피아(선거마피아)를 위한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선거 이후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능력 있는 인물들을 기용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능력과 전문성이 결여된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자질이 부족한 인물들을 무리하게 자리 앉히기에 나선다면 변화를 요구했던 시민들은 결코 가만히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선7기 이천시장직 인수를 위한 이천시기획위원회는 지난달 31일 2기 활동을 종료하면서 관료시장 24년과 3선 시장 재임기간 동안 누적된 인사적폐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탕평인사가 필요하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