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 산업 연구를 꽤 오래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은행 사외이사로서 신성장산업 육성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윤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의 포부다. 이 교수는 이달 1일부터 2020년 7월 31일까지 2년간 산업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산업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중추적 기관이다. 산업계의 젖줄인 셈이라 역할이 평범하지 않다.

"사람이 사는 데 피가 반드시 필요하듯 산업과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금이 필요합니다. 그 자금을 지원하는 여러 기관이 있지만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입니다."


이 교수는 인천 토박이로 20년 넘게 지역의 산업정책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창영초와 남중, 대건고를 거쳐 한국외대에서 경제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산업연구원에서 10년간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 인천으로 돌아왔다.

"중앙무대인 산업연구원에서 10년 정도 일을 해 봤으니 고향인 인천에서 배운 것들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더구나 당시 지방화 시대라고 해서 지방이 점차 자율권을 갖고 성장하는 태동기였던 터라 지역사회에서 할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인천으로 오게 됐습니다."

인천으로 돌아온 그는 지역의 산업데이터를 포함한 지역산업정책을 만드는 일을 했다.

"1999년 인천지역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처음 만들었는데, 당시만 해도 지역 차원에서 산업정책을 만드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해당 계획에는 인천지역의 미래육성산업들도 망라해 봤는데 지금은 바이오산업이라고 불리지만 당시에는 생물산업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인천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었습니다."

이 교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송도테크노파크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인천시 전체가 재정위기를 겪었던 시기인 만큼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당시 인천시도 마찬가지지만 송도테크노파크도 재정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져 있어 재무구조를 해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었죠. 그런 와중에도 바이오산업협의회와 자동차산업협의회 등을 꾸려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만드는 등 되돌아보면 어려움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습니다."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동산단부터 시작해 시화·반월 등 주변 40~50㎞ 이내에 굉장히 많은 기업과 인력들이 있는데 이를 더 활성화시키지 못했던 것이 지금도 남는 아쉬움입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 사외이사로서 미래 산업 육성뿐 아니라 기간산업들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윤 교수는 인천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인천은 제조업 도시로 그동안 많은 인력과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비록 제조업이 하향 추세에 있지만 지역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인천지역의 경제적 활로를 위해서는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을 중심으로 중국 산둥(山東)성과 북한 해주 등을 끌어안는 한국의 서해안 축을 새로운 동북아의 경제 집중센터로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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