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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시가 재검토를 발표했고, 이 재검토가 잘못됐다고 인천시민이 반응했다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인천시가 답해야 한다. 이것이 임기가 있는 단체장을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일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지방자치제의 요체일 것이다. 최근 이재현 서구청장과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그리고 시·구의원들이 인천시 제2청사를 인천시 서구 가정동 일대에 추진되는 루원시티에 건설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인천지방국세청도 함께 유치해 교육 행정 복합타운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이 취임 전후로 인천시장 인수위원회를 통해서 인천시의 주요사업에 대해 재검토를 발표한 데에서 기인했다. 인수위원회는 인천시청 제2청사 건립,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 등 서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재검토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구발전협의회 등 서구 자생단체가 중심이 돼 원안대로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십 년 가까이 지체됐거나 논쟁 끝에 겨우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 찬물을 끼얹는 재검토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재검토 발언이 사업을 취소하거나 뒤집는 것이 아니라 인천시의 재정상태와 투입되는 예산 규모 등을 고려해 현재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지 여부를 살펴 보겠다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다릴 만큼 기다려왔고 참을 만큼 참아 온 서구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인천시 주장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임 유정복 인천시장이 의지를 갖고 어렵게 추진의 물꼬를 터온 사업에 대해 쉽게 가지 못한다는 어깃장을 놓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타이밍과 시기가 중요한 이때에 다시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린다면 서구 주민들이 인천시에 속해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 서구 주민들의 일관된 생각이다.

 최근 이재현 서구청장 등이 인천시청 제2청사를 루원시티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환영하고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하는 일에 더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서구 주민들이 염원하고 지역발전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 여야를 떠나 정치인들이 힘을 함께 모으는 것을 바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으로 성난 서구 주민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한 달여 54만 서구 주민에게 실망감과 패배의식을 안겨 준 것에 대한 대응 치고는 너무 실망스럽지 않은가? 한마디로 인천시장과 어떤 교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정 권한이 없는 이들이 교육청과 인천지방국세청 서구 유치 발표는 성난 서구 주민들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가 아닐까해서 하는 말이다.

 물론 지역주민들과 힘을 모아 유치하자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인천시장이 답을 해달라는 얘기다.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듯이 발표의 주체는 신뢰성과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인천시와 인천시장이었어야 한다.

 그동안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 출신이지만 남동구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한 것 외에 뚜렷한 활동이 없어 인천시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것이 이번 문제로 실제로 드러났다고 본다. 이번 재검토와 주민 반발 그리고 인천시의 해명과 서구청장의 소모적인 과정이 과연 인천시 발전에 필요한 것인지를 인천시장에게 묻고 싶다. 다만 박남춘 시장이 이번 문제를 계기로 인천 전지역 특히 서구지역에 주민들의 강력한 의지로 진행돼온 사업이 더욱더 앞당겨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나마 서구 주민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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