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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립 70주년 8·15 단언(斷言)

이재석 인천대 교수/전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8월 14일 화요일 제11면

▲ 이재석 인천대 교수
8월 15일은 우리 국민에게 역사적인 날이다. 1945년 8월 15일이 우리 민족이 일본 제국주의 지배에서 해방된 날이므로 광복절이 되고,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한 날이므로 정부수립일도 되기 때문이다.(더구나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됨으로써 1919년 잉태한 근대국가 대한민국의 건국이 법적으로 완성되었다고 본다면 8월 15일은 건국일이 되기도 한다.)

 올해는 정부수립 70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유엔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승인의 의의를 되새겨 보기로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 민족은 광복을 맞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카이로선언에서 연합국이 합의한 대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독립국가를 건설해야 했다. 미국, 영국, 소련은 1945년 12월 말 모스크바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개최해 미소공동위원회를 구성해 한국을 독립국가로 재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민족 내부의 갈등과 미소공동위원회의 결렬로 한국 문제는 유엔으로 이관됐고, 1947년 11월 14일 유엔총회는 남북한의 인구비례에 따라 그리고 유엔감시하의 선거를 실시해 한국 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그 결과 1948년 5월 10일 남한에서 총선거가 실시되고 국회가 구성되고, 국회는 7월 17일 헌법을 제정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다.

 소련은 북한 점령 직후부터 친소정권 수립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북한의 소비에트화를 추진하면서, 1948년 5월 10일 유엔감시하의 총선거를 거부했다. 북한에서는 1948년 6월 최고인민회의와 중앙 정부 수립을 결의하고 8월 25일 대의원선거를 실시해 9월 9일 이른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출범했다.

 이리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과 공산주의 체제의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승인을 받는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1948년 12월 12일 파리에서 개최된 제3차 유엔총회는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승인하는 것과 새로운 유엔한국위원단을 파견해 통일을 추진할 것을 결의하는 미국·중화민국·오스트레일리아가 공동으로 낸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와 달리 유엔총회는 5·10 총선 결과의 폐기와 유엔한국위원단 해체를 결의하는 소련이 낸 동의안을 46 대 6(기권 3, 결석 3)으로 부결했다. 이로써 남북한이 1991년 9월 18일 유엔에 동시 가입할 때까지 대한민국은 유엔이 승인한 한반도에 유일한 합법 정부의 지위를 가졌다.

 역사적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제3차 유엔총회 결의는 대한민국이 남한에서만의 유일한 합법 정부’결의란 억설이 제기돼 횡행하고 있다. 이런 억설은 결의안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분명히 역사를 왜곡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주장이다. 제3차 유엔총회 결의안(제195호<III>은 다음과 같다.

 "총회는 2.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감시하고 협의할 수 있었으며 한국인 대다수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지역에 대한 지배권과 관할권을 가진 합법적 정부(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음을, 그리고 이 정부는 그 지역 선거민의 자유의사가 타당하게 표현되고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이 감시한 선거에 기초하고 있음을, 그리고 이것은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선언한다(The General Assembly, 2. Declares that there has been established a lawful government (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having effective control and jurisdiction over that part of Korea where the Temporary Commission was able to observe and consult and in which the great majority of the people of all korea reside; that this Government is based on elections which were a valid expression of the free will of the electorate of that part of Korea and which were observed by the Temporary Commission; that this is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고 되어 있다.

 이것을 제대로 요약하면, (유엔 감시하에 실시된 자유선거로) 남한에 합법적 정부가 수립되었으며, (북한의 존재로 통치권이 북한에는 미치고 못하고 있지만) 이것이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적 정부란 것이다. 그러기에 승인 내용의 뒤를 이어 새로운 유엔한국위원단을 파견해 통일을 도모할 것을 같은 결의안에 포함시켰던 것이다.

 독자들의 올바른 역사 이해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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