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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시 백운지식문화밸리 롯데복합쇼핑몰 조감도.
경기 침체로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3∼4년 안에 경기도에만 약 20개에 달하는 대기업의 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것으로 예상돼 중소상인들의 고충이 더해질 전망이다.

반면 불과 두 달 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지역 상권을 사수하겠다고 약속했던 시장, 군수, 광역·기초의원들은 여론을 의식해 소상공인 생존권 문제에 뒷짐만 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만 수원 광교에 입점이 예정돼 있는 갤러리아백화점과 용인 성복에 들어서는 롯데몰, 의정부에 입점이 예정돼 있는 NC백화점 등 3곳이 경기지역에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어 내후년에는 화성 동탄에 롯데백화점과 안성에 스타필드가 들어설 계획으로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안산에 AK쇼핑몰이 오는 2022년 입점할 예정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용인 기흥-AK쇼핑몰, 남양주-현대프리미엄 아웃렛, 화성 동탄-현대시티아웃렛, 의왕-롯데복합쇼핑몰, 과천-신세계 스타필드, 수원-코스트코, 부천-신세계 스타필드, 시흥-롯데복합쇼핑몰 등도 입점이 추진 중이다.

이처럼 경기도내 다수의 지역에 대기업의 유통망을 갖춘 복합쇼핑몰이 대거 입점을 앞두면서 최근 경기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도내 중소상인들이 생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특히 2000년대 초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많은 규제가 이뤄졌던 반면 이 같은 복합쇼핑몰 등 광역쇼핑시설들의 경우 대형마트에 비해 상권영향평가 등에서 비교적 느슨한 입점 규제를 받고 있어 대기업이 대거 추진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업태별 배후상권 범위는 대형패션아웃렛이 21.3㎞로 가장 컸으며 이어 복합쇼핑몰 18.0㎞, 팡고형 대형마트 15.8㎞, 백화점 11.4㎞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광역쇼핑시설의 업태별 수도권 기존상권 잠식률(매출 증감률)은 대형백화점 -1.0%, 복합쇼핑몰 -9.0%, 대형패션아웃렛 -4.1%, 창고형대형마트 -8.2% 등으로 집계되면서 업태총합 기존상권 총잠식률은 -22.2%에 달했다.

이 같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입에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은 지난 14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갖는 등 무더위 속에서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연일 이어가고 있지만 지역의 정치권에서는 대형쇼핑시설 입점 반대 시 일어날 수 있는 지역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 방관하는 자세에 머물고 있다.

최근 의왕 롯데복합쇼핑몰 입점을 반대하며 두 달째 농성중인 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선거 때 함께 목소리를 내던 지역 정치인들이 당선된 이후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선거 이후 지역 정치인들을 견제할 매개가 없다는 점이 그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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