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한 달째를 맞은 수원시의 ‘레인보우 책수레 도서관’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어 시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 지동시장 순대타운에 설치된 책수레 도서관 주변에 물건이 적치돼 있어 책을 꺼내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박종현 인턴 기자
▲ 지동시장 순대타운에 설치된 책수레 도서관 주변에 물건이 적치돼 있어 책을 꺼내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박종현 인턴 기자
16일 시에 따르면 시민들이 전통시장 등 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12일부터 못골시장과 영동시장, 지동시장, 수원남문시장 등 지역 내 4개 전통시장에 책수레 도서관을 설치했다.

시는 수레 형태로 제작된 책수레 도서관에 시민들에게서 기증받은 책을 각각 100권씩 비치했다.

그러나 운영이 시작된 지 불과 한 달여가 지난 현재 해당 책수레 도서관은 허술한 관리 및 잘못된 위치 선정 등으로 책이 분실되거나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이날 오전 지동시장 내 순대타운에 설치된 책수레 도서관은 배추와 파, 당면 등 각종 식재료가 담긴 종이상자들에 둘러싸여 있거나 상인들에게 가로막혀 책을 제대로 꺼내볼 수조차 없었다.

또 다른 책수레 도서관이 위치한 못골시장 내 쉼터는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어 운영 시간 외에는 이용이 제한됐다. 심지어 이곳은 책수레 도서관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도 없이 시장 한편 구석진 곳에 설치돼 있어 시장 상인들조차 대부분 책수레 도서관의 운영 사실을 모르고 있다.

책수레 도서관 운영 사실을 알더라도 비치된 서적 중에는 경제학과 경영학 관련 도서 및 사서삼경 등 단시간에 읽기가 어려운 책들이 많아 이용 자체를 꺼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책수레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살펴본 결과 당초 비치된 책 수량과 일치하는 곳은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수원남문시장 안내센터뿐이었다.

무인시스템으로 운영 중인 지동시장 순대타운과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 및 못골시장 쉼터 등에 설치된 책수레 도서관은 남아있는 책 수량이 각각 86권과 90권, 98권으로 총 26권의 책이 사라진 상태였다.

시는 매달 한 번씩 책수레 도서관 수량을 파악할 계획이었지만 책수레 도서관을 설치 이후 현재까지 책 수량에 대한 파악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아 분실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시민 김모(40·여)씨는 "책수레 도서관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각종 종이상자 때문에 무슨 책이 있는지 제목조차 보기 어렵고, 주위에는 편하게 책을 읽을 공간조차 없이 설치돼 있어 황당하다"며 "시민의 세금으로 설치했을텐데 보다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옮기고, 적극적인 관리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분실된 책을 다시 보충하고 시장 상인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의 즉각 조치를 취해 시민들이 책수레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인턴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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