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인천공장은 2년 전 공장 안에 있던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시설용량 하루 1만6천㎥)을 폐쇄했다. 대신 수돗물을 공업용수로 쓴다. 인근 가좌하수처리장 안에 재처리시설을 설치할 요량으로 터를 요청했으나 인천시가 받아들이지 않은 데다가 재처리 원수인 가좌하수처리장 처리수 수질이 나쁜 탓이었다. 시는 물 재이용에는 무관심하다.

▲ 가좌하수처리장. /사진 = 기호일보 DB
▲ 가좌하수처리장. /사진 = 기호일보 DB
19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공천과 송도 하수처리장 처리수 133만6천552㎥(공촌 127만1천932㎥· 송도 6만4천620㎡)를 재이용해 4억3천700만 원(공촌 4억700만원·송도 3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1㎥당 327원 꼴이다. 인천환경공단이 운영하는 9개 하수처리장 중 처리수로 수익을 올리는 곳은 공촌과 송도뿐이다.

지난해 9군데 하수처리장의 전체 처리수는 2억3천823만5천㎥로, 이 중 2억33만1천㎥를 바다에 버렸다. 나머지 18.9%인 3천790만4천㎥만 도로와 가로 청소용 등으로 재이용했다.

바다에 버리는 하수처리수는 수질이 그리 좋지 않아 2차 오염을 유발한다. 가좌(시설용량 하루 35만㎥)와 승기(27만5천㎥) 처리장으로 들어오는 하수 자체가 설계기준을 넘는 고농도여서 수질기준을 초과한다. 가좌의 경우 총질소와 총인의 설계기준은 L당 각각 40㎎(승기 32㎎)과 5㎎(승기 4.5㎎)이지만 실제 운영수질은 68.8㎎(승기 56㎎)과 5.1㎎(승기 12.7㎎)이다.

지난해 이 하수처리장들은 4차례씩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2002년 12월 100억 원을 들여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처리용량 하루 1만6천㎥)을 설치해 공업용수로 사용했다.

이 시설의 초기 생산원가는 1㎥당 600원으로 상수도요금의 52.6% 수준이었다. 연간 33억 원의 생산원가를 절감했다. 인천공장은 투자자를 통해 낡은 재처리시설을 교체하기로 하고, 동국제강처럼 가좌하수처리장에 터(1천650㎥)를 임대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물의 재이용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하·폐수 처리시설 내에 재이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동구와 서구 등 가좌하수처리장 주변 업체들의 하수처리수 재이용 수요는 하루 2만2천㎥에 달한다. 하지만 재이용시설 설치할 터가 없어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시는 상수도 원수구입비(525억 원)와 하수처리비(584억 원)로 연간 1천100억 원을 쓰고 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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