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20일(한국시간) 오후 9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키르기스스탄과의 ‘단두대 매치’를 앞둔 한국은 E조 1승1패(승점 3·골득실 +5)로 조 2위다. 말레이시아(승점 6·골득실 +3)가 2연승으로 1위를 확정했고, 키르기스스탄(골득실 -2)과 바레인(골득실 -6)이 승점 1로 3·4위다.

▲ 한국 U-23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말레이시아와 2차전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한국은 1대 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연합뉴스
▲ 한국 U-23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말레이시아와 2차전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한국은 1대 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연합뉴스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말레이시아가 바레인에 지면,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승점은 같아진다. 그러나 한국이 조 1위가 될 수는 없다. 승점이 같을 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차전에서 한국을 꺾은 말레이시아가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벼랑끝에 선 태극전사들의 화두는 이제 자만심과 안일함을 떨쳐내는 것이다. 17일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해 이른바 ‘반둥 쇼크’를 당한 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창피한 패배"라고 고개를 숙였고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아산 무궁화)은 "20명 모두 준비를 잘못했다"고 반성했다. 김학범 감독도 "로테이션을 서두른 게 패착이었다. 나의 판단 실수였다"고 강조했다.

키르기스스탄의 약점은 포백라인의 스피드가 느리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1차전은 물론 바레인과 2차전에서도 포백 수비 뒷공간을 자주 허용하며 무너졌다. 키르기스스탄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김 감독은 "선수들의 준비가 덜 돼 있고 포백의 스피드가 느리다. 빠른 공격수로 흔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손흥민과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투톱 스트라이커 출격이 예상된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 결장한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33분을 소화했다. 13일 대표팀에 합류해 풀타임 출전을 위한 예열은 끝낸 셈이다. 황의조는 1·2차전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4골을 쏟아내 또다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체력 안배 차원에서 바레인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나상호(광주)와 황의조가 교대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말레이시아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드필더진은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중원에서 키를 쥐고 경기 운영을 해줄 선수가 없었던 만큼 바레인과 1차전에 나섰던 선수들이 재투입될 전망이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가 황인범이 2선 공격을 책임지고 장윤호(전북)이나 이승모(광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다. 좌우 윙백은 김진야(인천)와 김문환(부산)이 출격을 대기한다.

스리백 수비수는 1·2차전 모두 황현수(서울)-김민재(전북)-조유민(수원FC) 조합이 나선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말레이시아전에서 실수가 이어졌던 황현수 대신 194㎝ 장신 정태욱(제주)을 투입해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살릴 수도 있다. 골키퍼는 말레이시아전에서 아쉽게 2골을 헌납한 송범근(전북) 대신 ‘러시아 월드컵 스타’ 조현우(대구)가 출격할 공산이 크다.

키르기스스탄은 1무1패에 그치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2위로 E조 4개국 중 한국(57위) 다음으로 높다. 4-4-2 전술을 가동하는 키르기스스탄의 경계 대상은 ‘와일드카드’ 공격수 카이랏 지르갈벡 울루(25)와 1·2차전에서 골맛을 본 에르니스트 바티르카노프(20)다. 특히 지르갈벡 울루는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좌우 측면을 오가며 상대의 수비를 흔들어 팀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태극전사들이 대비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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