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여 명의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19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창·폐업률 현황에 따르면 인천지역 폐업률은 2017년 상반기 0.6%에서 지난해 말 3.7%로 3.1%나 증가했다. 같은 시기 전국 폐업률 2.5%와 비교해도 6%나 높다.

논현역 일대 먹자골목 대로변에는 요즘 서너 집 걸러 한 집 꼴로 실내장식 공사하느라 야단이다. 손님은 없고 3.3㎥당 22만 원하는 임대료에 버틸 재간이 없어서다.

▲ 사진 = 연합뉴스
▲ 사진 = 연합뉴스
A(55) 씨는 지난 3월 논현역 인근 상가에서 나라별 맥주를 파는 가게(52㎥)를 차렸다. 보증금 4천만 원에 권리금 3천만 원, 내부 실내장식까지 하면 1억 원 넘게 들였다. A씨는 6개월 만에 권리금도 포기한 채 가게를 접었다. 월 250만 원인 월세조차 감당할 길이 없었다. 올해 기나긴 폭염도 소상공인들에게 고통을 줬다. 남구 용현시장에서 B(40)씨가 운영하는 두부가게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나 줄었다. 여름이면 콩국수 가게 등 거래처 주문물량이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예상을 비켜갔다. 궁여지책으로 풀 타임으로 일했던 정직원을 파트타임(오후 2시~6시)으로 전환했는데도 뜸해진 발길은 이기기 힘들다. B씨와 같이 인건비라도 줄여 적자를 메우려는 소상공인들이 많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최저임금 때문이다. 올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은 내년에도 10.9% 오른다.

여기에 대출을 받아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이자 부담에 적자가 나더라도 쉽게 폐업을 결정할 수도 없다. 지주현 인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은행에 빚을 내거나 아파트 담보로 사업자금을 만들다 보니, 그 이자 때문에 그만두고 싶어도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다섯에 하나는 될 것"이라며 "하루 벌어서 먹고 사는 소상공인들을 보호할 법적 조치를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소상공인연합회는 오는 21일 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를 위해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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