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말로 헤어진 형을 만날 수 있는 겁니까?”

25일 제5차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에 친형 윤갑중(73)씨의 이름이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한 윤인중(68·인천시 남구 용현3동)씨는 명단을 읽고 또 읽으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충남 논산군 상월면에서 평온하게 살아오던 인중씨 여섯 식구가 이산가족이 된 사연 역시 6·25전쟁이 주범.
 
해방 전해인 44년 부친이 세상을 뜨면서 고향을 떠나 서울 영등포에서 자리를 잡은 형 갑중씨가 가족들을 서울로 불러들여 생활하던 것도 잠시, 6·25 전쟁이 일어나자 인중씨 가족은 충남 아산 도고면으로 피난을 내려와 지냈으나 서울은 평온하다는 인민군의 말에 갑중씨가 서울로 먼저 올라가면서 소식이 끊기게 된 것.
 
이후 도저히 형의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인중씨는 지난 51년 갑중씨의 사망신고까지 하고 형이 살아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살아왔으며 지난해 11월 대한적십자로부터 형의 편지와 사진을 받고서야 형이 북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 4차 상봉에 기대를 많이 했으나 명단에 포함돼지 않아 매우 실망했었다”며 “형을 만나게 돼 기쁘지만 평생동안 형을 가슴에 묻고 살다 10여년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지난해 11월 돌아가신 큰 누님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윤씨.
 
며칠후면 서울에 살고 있는 여동생과 함께 형을 만나게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잠을 설치고 있다는 윤씨의 주름진 눈가에는 벌써 이번 이산가족 상봉장면이 가득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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