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로 인천 내항 1부두에 세 달째 묶여 있는 5만4천422t급 수출 중고차 화물선 ‘오토배너’호의 출항이 임박했다.

인천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는 선주 측과 지금까지 10회에 걸쳐 벌여온 협의를 한 차례 정도 더 하면 출항할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밝혔다.

3자는 그동안 화물선 안에서 불에 탄 수출 중고차 1천559대에 대한 처리를 놓고 협의한 결과, 배 안에 그대로 둔 채 동남아시아 국가로 가져가 해체하기로 협의했다.

불에 타 들러붙은 중고차를 끄집어 내는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가 끌어낸다 해도 고철로 처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선주는 오토배너의 이송과 해체를 위해 입찰을 했고, 출항을 위해 선박 안의 기름을 빼고 선체의 평형을 잡았다. 하지만 선주는 오토배너호의 출항에 앞서 IPA와 인천소방본부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선주는 오토배너의 접안료(20일 현재 3억3천 만원)을 IPA에 내야 한다. IPA는 화재사고로 부두가 파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천소방본부도 화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한 소방서별 피해액을 산정하고 선주 측에 청구할 계획이다. 소방본부는 67시간 계속된 화재 진압에 소방대원 및 공무 관계자 1천90여 명을 투입하고 소방차량 210여 대를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소방공무원 1명이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소방본부는 소방차량 유류비와 파손 장비 수리비, 소방대원 출장비 및 급량비 등 청구금액을 3억여 원 정도로 추산했다.

선주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본부 측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강구하고 있다. 한편, 오토배너 화재 사건은 5월 21일 발생해 선적 중인 리비아 수출 중고차 2천438대 중 1천559대가 불에 탔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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