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오랜 폭염과 가뭄에 시달린 탓에 더위를 거두어 가고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마저 기다리는 심정이다. 태풍이 남기는 가공할 피해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태풍이 한반도를 지날 것이라는 일기 예보도 있다. 북상 중인 제19호 태풍 ‘솔릭’의 예상 진로 방향을 분석해보면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하천의 제방과 생활 주변 제반 시설물들이 태풍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하겠다.

 근자 들어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라 한다. 그러나 여름에 내리는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만 갖추면 웬만한 용수량은 확보가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비의 양 대부분이 그대로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한 여름가뭄 속에 경기도 내 저수지의 저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극심한 가뭄이 예상된다는 소식이다. 언제까지 하늘만 쳐다보고 살 수는 없다. 과거 농경사회 시절에는 대다수의 논이 천수답인 관계로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리불안전답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내 논 9만5천677㏊ 중 언제라도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수리답은 72.3%인 6만9천176㏊이고, 나머지 27.7%인 2만6천501㏊는 가뭄 피해 가능성이 많은 수리불안전답이라고 한다. 수리안전답이라 하더라도 저수지의 저수량이 떨어지면 이 또한 천수답과 다를 바 없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81.6%에 달했던 도내 지자체 및 농어촌공사 관리 339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20일 현재 49.9%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년 같은 시기 도내 평균 저수율 78.3%보다 28.4%p, 평년의 평균 저수율 77.4%보다 27.5%p 낮은 수치라 한다.

 저수시설을 확충하고 저수율을 높여야 하겠다. 우리는 언제나 사후약방문이다. 여름철 가뭄으로 해마다 재난을 겪곤 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사전 대비하지 못하고 똑같은 피해를 반복해 당하곤 하는 우리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가뭄도 재난이다. 아무리 자연재난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사전 대비 여하에 따라 그 피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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