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출산을 앞두고 있는 김모(34)씨는 미리 출산용품을 장만하기 위해 이달 초 수원지역 한 호텔에서 열린 ‘출산·육아용품 박람회(이하 베이비페어)’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각종 출산·육아용품을 살펴볼 때마다 해당 용품 판매원들이 신용카드를 발급하면 원하는 용품을 무료로 주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 신용카드 발급 모집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에 등록된 모집인만 가능하지만 최근 경기도내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비페어에서는 등록 모집인이 아닌 사람들도 카드 발급을 모집하는 등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16∼19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 베이비페어 현장.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신용카드 발급 모집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에 등록된 모집인만 가능하지만 최근 경기도내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비페어에서는 등록 모집인이 아닌 사람들도 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등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16∼19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 베이비페어 현장.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김 씨는 아기 손수건 등 최하 2천 원부터 유모차 등 최고 100여만 원에 달하는 물품을 신용카드 발급만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이 솔깃했지만 찜찜한 기분에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지난 6월과 7월 안산과 평택에서 열린 베이비페어에서도 이 같은 행위가 계속됐다"며 "수많은 판매업체 직원들이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는데도 왜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물품을 사느냐’고 핀잔을 주며 카드 발급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 자체가 이상해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한 뒤에야 해당 행위가 모두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내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는 ‘베이비페어’에서 일부 판매원들이 용품 무료 증정을 미끼로 불법 신용카드 발급 모집 행위를 벌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1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신용카드 발급 모집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에 등록된 모집인만 가능하다.

그러나 베이비페어에서는 등록 모집인이 아닌 사람들도 카드 발급을 모집하고 있는데다 여러 카드사의 회원을 모집하는 불법행위 등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16∼19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렸던 베이비페어 현장에서도 각 출산·육아용품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판매원들의 불법 제안이 계속됐다. 확인 결과, 이들 판매원의 대부분은 해당 용품 업체에서 베이비페어 기간 동안에만 고용한 아르바이트 직원들로, 카드사의 모집인 자격이 없는 상태였다. 이들은 카드 발급 건수당 일정 수당을 받는 조건으로 카드 모집인을 대신해 이 같은 영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는 ▶공공시설 등지에서 모집하는 ‘길거리 모집’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품을 제공하는 ‘과다 경품 제공’ ▶소속 카드사 외 ‘타 사 카드 모집’ ▶미등록 모집인의 모집 행위인 ‘미등록 모집’ ▶복수 회사의 신용카드를 모집하는 ‘종합카드 모집’ 등 처벌 대상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불법모집점검반을 통해 단속을 실시하고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지만, 현장을 급습하거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 신고가 아닐 경우 불법행위 입증 및 적발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앞으로 여신금융협회 및 카드사들과 함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효과적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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