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사업장이 밀집돼 있는 인천 남동인더스파크의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큰 불이 나 근로자 9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근자 들어 화재가 발생했다 하면 대형 참사들이다.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참극을 불러온 것이다. 이번 화재의 경우도 안전을 소홀히 한 결과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소방안전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만 불이 났을 당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건물 각 층에 소화전과 소화기, 스프링클러 등이 설치돼 있었으며 지난달 한국소방안전원으로부터 소화 설비 관련 검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믿기 어렵다. 어떻게 한 달 전에 소화 설비 관련 검사를 받았는데도 소방안전 시설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렇다면 소방안전 점검이 부실 검사였다는 얘기다. 소방안전점검 소홀이 대형 인명 참사로 이어졌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화재진압은 무엇보다 발화 초기의 진화가 중요하다. 스프링클러만 정상 작동됐다면 이번과 같은 대형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러잖아도 도처가 화재 취약시설들이다. 불연재를 사용해야 할 건물에 가연성 재료를 사용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 백화점과 상가 등에서 비상구에 물건을 쌓아놓아 비상통로 기능을 저해하는 곳도 있다. 소방차 진입을 막는 마구잡이식 주차와 소방도로 상에 물건 적치행위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게다가 오래된 재래시장의 경우 낡은 전선이 이리저리 엉켜 있는 지는 이미 오래다.

 우리는 언제나 화재가 발생하면 발화 원인을 찾는다고 부산을 떨곤 한다. 그때마다 새로운 화인은 없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던 화재사건들로 밝혀지곤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조차 고치지 않는다. 안전의식 결여로 인해 끝없이 반복되는 대형 화재참극이다. 그토록 강조하는 소방 안전이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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