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대는 말소리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남의 말에 쉽게 상처받는다, 두통이나 설사를 달고 산다…. 예민한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삶이 고달플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겨 힘들어한다. 하지만 예민함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면 계속 괴로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일본 최고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학·정신의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저자인 오카다 다카시의 신간 「예민함 내려놓기」는 예민해서 힘든 사람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살아갈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의학적 지식과 근거를 토대로 예민함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해 주며, 저자가 개발한 6가지 요소에 따라 자신의 예민함을 분석하고 유형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신 연구와 구체적인 사례, 풍부한 임상 지식을 바탕으로 예민함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예민한 사람 중에는 사고력과 정서 체험이 풍부해서 예술적·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럴 때
사람들은 예민함을 장점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예민한 사람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식당가를 지나가는 것도 고역이고,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체취에도 역겨움을 느낀다. 소리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사람은 한밤중에 들리는 시곗바늘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나는 소음을 견딜 수 없어 아예 사회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할 때도 있다. 예민함으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이 고달파지는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소리에 민감해서 사소한 소리라도 한번 신경이 쓰이면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코르크를 바른 방에 틀어박혀 글을 썼다고 한다. 일본의 대표적 작가인 나스메 소세키도 극도로 예민하고 까다로워서 런던 유학 중에 환각과 망상에 시달렸고, 동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에도 자주 화를 냈다고 한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뉴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이웃끼리 야박하게 그것도 이해 못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만약 당사자가 청각과민이라면 그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주위에는 자신의 아이가 시끄러운 곳을 회피하거나 특정한 감각에 예민하게 반응하면 유난스럽다고 나무라는 부모들이 있는데 아이로서는 그런 소음이나 감각이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예민한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기질을 잘 이해하고 어떤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도움이 되는지를, 예민한 성향이 아닌 사람은 예민한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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