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인더스파크(남동산단) 세일전자 화재가 총체적 부실에 의한 참사로 드러나고 있다.

▲ 경찰과 소방 관계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22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화재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경찰과 소방 관계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22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화재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공장 대부분이 화재와 유독가스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로 이뤄진 데다, 내부 소방시설 오작동까지 겹쳐 15명의 사상자를 낸 대참사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사실은 샌드위치패널 구조다. 샌드위치패널은 금속판 사이 내부 공간에 스티로폼이 채워져 있는 내장재다. 값이 싸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한 번 불이 붙으면 급격히 연소하면서 다량의 유독성 가스를 뿜어내 진화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재 당시 대피한 세일전자 협력업체 근무자 A(34)씨는 "샌드위치패널이 불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에 가득 차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며 "유독가스로 인해 하마터면 대피하지 못하고 그 안에 갇혀 큰일을 당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 피해를 키운 또 다른 원인으로 공장 내부에 설치된 소방시설의 오작동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는 22일 중간 감식 결과 발표를 통해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4층 비상벨 작동에 대해서는 정확한 작동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추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소방점검 결과 이상이 없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소방시설 오작동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유족과 당시 공장 근로자 사이에서 비상벨 및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

유족 측의 한 관계자는 "대피했던 동료 근로자들이 화재 당시 비상벨과 스프링클러가 전혀 작동하지 않아 연기와 불길을 보고 그때서야 대피를 시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스프링클러 및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감식 결과가 나온다면 소방시설에 대한 관리 부실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세일전자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