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사업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율적인 수(水) 처리 방안을 찾기 위해 시작됐다." 이 사업에 관여한 전문가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다.

▲ 옛 송도 워터프런트 조감도. 사진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 옛 송도 워터프런트 조감도. 사진 =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2012년 2년 인천연구원이 송도 워터프런트와 관련해 최초로 수행한 용역의 제목도 ‘송도지구 수 처리 및 수변공간 활용 타당성’이었다. 송도국제도시가 바닷물과 민물(호수·유수지)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수질개선을 위한 기반시설은 빈약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 수질등급이 5등급 이상의 북측수로는 말할 것도 없고, 해외 유수 설계사가 1천699억 원을 투입해 만든 인공수로 센트럴파크(수로)도 수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세한 해초류 입자(5㎛ 내외)가 해수 처리공정에서 걸러지지 않았고, 느린 유속과 얕은 수심(1.5m) 속에서 바닥까지 투과하는 햇볕으로 최적의 생육활동을 하고 있다. ‘물 반 해초류 반’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결국 물을 다 빼내고 해수로 바닥을 청소할 수밖에 없었다.

1공구 쪽 북측 유수지 수문은 어떤가? 이 수문은 유수지의 수위가 1.5m 넘게 되면 간조 때를 활용해 북서쪽 바다로 고인 물을 흘려 보내야 하지만 간조 시에도 수문 밖 퇴적물(갯벌)의 높이가 유수지 수위보다 높아 배수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해안공학 전문가들이 2013∼2014년 수십억 원을 들여 현지조사와 수치모형 실험을 통해 이끌어 낸 기본계획안을 조금도 수정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는 이유다. 특히 수로 폭이나 깊이를 기본계획안 보다 축소하면 안된다고 한다. 연결 수로의 폭을 줄이거나 하상고를 상승시키면 물이 통과하는 면적인 통수 단면적이 감소하면서 유속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유속이 약화되면 퇴적물이 쌓이고, 물이 혼탁해 지면서 홍수의 가능성도 커진다. 기존 컴퓨터 수치모델과 현장 관측 결과의 변경으로 인해 그동안 이 사업에 투입됐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포기하고 전면적 재검토가 불가피 하다고 까지 말한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수로의 최소 폭 기준을 60m에서 40m로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심 역시 최대 5.5m에서 1.5m 이상으로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체 수면적이 6.43㎢에서 5.10㎢로 줄었다. 소규모의 동력선이 아니라면 다니기 힘든 상황이다. 인천경제청은 1단계 워터프런트 준공 후 연간 50억∼60억 원의 관리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송도 앞 바다의 탁도(50mg/L)를 감안하면 연간 50㎝ 이상의 퇴적물이 쌓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퇴적물 처리와 준설비용에 수 백억 원이 들 수 있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건설사와 분양업자, 부동산 투자자, 송도 일부 주민들은 어떤 방식으로 몇 등급의 해수를 얻어야 ‘친수(親水)’가 될 수 있는지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로지 송도 워터프런트가 1조8천억 원 규모의 집 값과 땅 값을 끌어 올릴 것이라는 ‘장밋빛’ 분석과 그림에 빠져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형국만 반복되고 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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