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경기장에서 23일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더블스컬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슬기(왼쪽)가 눈물을 흘리는 김예지를 다독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조정경기장에서 23일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더블스컬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슬기(왼쪽)가 눈물을 흘리는 김예지를 다독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조정 사상 아시안게임 네 번째 금메달 획득까지 딱 1.2초가 모자랐다.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 카누 레가타 코스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정 여자 더블스컬 결선에서 김슬기(29·수원시청)-김예지(24·충주시청)조가 7분34초73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을 가져간 장옌-리징링(중국)조는 7분33초55. 김슬기-김예지에 1.2초를 앞섰을 뿐이었다.

동메달을 따낸 이란 조도 7분35초45로 들어오는 등 한국·중국·이란 3개 조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고 2초 안팎에서 메달색이 결정됐다.

경기를 마친 뒤 김예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싱글 스컬에서 우승했던 그는 "1월 동계훈련부터 외박 한 번 없이 논스톱으로 달려왔다. 금메달 종목이 아니라 그런지 무관심 속에서 버텨 왔는데 그런 생각이 나면서 울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싱글 스컬을 타려고 6월까지 준비했는데 중국의 엔트리에 맞춰 출전 선수가 변경되면서 갑자기 언니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슬기 역시 "두 달 정도 맞춰 보고 나온 것인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엄청나게 준비 기간이 짧았던 셈"이라고 말했다.

김슬기와 김예지는 국내에서 싱글 스컬 일인자 자리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 사이다. 국내 최정상을 놓고 경쟁하는 둘이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은 깊어 보였다.

김슬기는 "(김)예지가 후배지만 믿고 의지하는 부분이 크다. 또 ‘자기는 못 믿어도 언니는 믿는다’는 말에 내가 많이 힘이 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김예지 역시 "제가 믿고 따르는 언니라 급하게 준비한 더블스컬치고는 잘 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1.2초 차라는 결과에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이들은 의연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김예지는 "기록으로 보면 아쉽긴 하지만 저희가 볼 때는 연습 때보다 더 좋은 레이스를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고, 김슬기는 "최선을 다해서 미련 없이 잘 뛰었다"고 털어냈다.

둘은 "이제 전국체전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때는 또 싱글 스컬에서 라이벌로 1, 2위를 다퉈야 한다. 함께 연습한 만큼 누가 1위가 되든 축하해 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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