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물길 복원에 힘쓴다. 도시재생과 연계해 원도심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23일 시에 따르면 승기천 약 2㎞(용일사거리∼승기사거리) 구간을 서울 청계천처럼 복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수문통∼배다리 물길도 일부(약 700m 가량) 복원해 친수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도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총 사업비 486억 원 중 아직 국비가 확정되지 않았다.

용일사거리∼승기사거리 구간은 주안2∼4·7·8동으로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이다. 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개발·재건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승기천을 복원해 주안동을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간은 도로 아래는 현재 하수도로 이용하고 있지만 발원지인 수봉산 60m 지점부터 주안동∼관교동∼문학동∼구월동∼선학동∼연수동∼동막부락 동쪽 승기천 하구 유수지까지 이어져 있다. 수문통∼배다리 일부 구간도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에 포함됐다가 2013년 존치지역으로 바뀌면서 도시가 계속 쇠퇴하고 있는 곳이다.

시는 수문통을 과거처럼 바닷물이 흐르고 주변에는 벤치, 수로 내 녹지공간과 여울 및 웅덩이를 설치해 다양한 생물서식처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수문통은 1990년대 도로로 복개되기 전만 해도 바닷물이 드나들었던 수로였다. 제물포항 서북쪽 동구 만석동에서 송현·송림동까지 해안이 이어졌다. 이곳에는 물이 들어오고 나가던 수구문(水口門)이 있어 이를 ‘수문통’이라고 불렀다.

문제는 유지용수 공급과 대체도로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하천과 도로, 교통, 예산 등 관련 부서와 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승기천은 인천지하철 2호선 용출수와 승기하수처리장의 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논의됐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대체도로와 우회도로 신설·확장은 보상 문제가 걸려 있어 시민들과 오랜 시간 대화가 필요하다.

예산도 승기천 복원은 600억∼850억 원, 수문통 복원은 170억여 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승기천과 수문통 복개지역은 하천이 아니어서 도로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대체도로나 우회도로 만드는 것은 교통 분산계획을 전체적으로 흔들어야 해서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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