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해보다 무더웠던 여름의 끝자락에서 찾아온 제19호 태풍 ‘솔릭’으로 긴장에 떨었던 한 주였다. 지난 16일 오전 괌 주변 해상에서 발생한 ‘솔릭’은 우리나라에 근접하기 전부터 막강한 위력의 태풍이 한반도에 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초조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강한 중형급 태풍이던 ‘솔릭’은 예상과 달리 한반도를 거치며 약한 소형으로 작아지면서 피해는 애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게 내륙지방을 지나갔다.

 당초 ‘솔릭’은 2010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곤파스’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곤파스’는 2010년 8월 29일 동중국에서 발생 후 서해를 따라 우리나라에 북상하면서 시속 40㎞의 매우 빠른 속도로 단 4시간 만에 한반도를 빠져갔지만 11명의 인명피해와 1천60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입혔다.

 총강수량은 제주(어리목) 241㎜, 인천(대연평) 215.5㎜, 지리산(중산리) 189㎜ 등으로 역대급이었다. ‘곤파스’로 인한 최대 순간 풍속은 전남 신안군(홍도)에서 초속 52.4m, 서울에서 초속 21.6m로 측정됐다.

 ‘곤파스’ 다음으로 ‘솔릭’과 유사했던 태풍은 2012년 8월 말 우리나라에 온 제15호 태풍 ‘볼라벤’이었다. ‘볼라벤’은 제14호 태풍 ‘덴빈’과 연이어 한반도에 찾아와 피해 통계가 합산해 집계돼 있다. ‘볼라벤’과 ‘덴빈’으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사망 15명, 부상 33명 등 총 48명에 달했다. 재산피해는 7천566억 원이나 됐다. 아무리 도시 기반시설을 잘해 놔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솔릭’은 한반도 관통 후 25일 오전 3시께 독도 북북동쪽 480㎞ 부근 해상에서 소멸했다. 기상청은 솔릭이 약해진 이유가 바다에서 육지로 들어오면서 마찰력이 커진 데다 태풍 구조가 흐트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솔릭은 세력이 약해지면서 한반도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우리에게 ‘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무력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철저한 대비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 한바탕 소동처럼 지나간 솔릭을 지켜보면서 초가을의 문턱 앞에서 남은 한 해를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 지 고민해보는 며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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