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예술.jpg
▲ 인천문화재단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문화재단이 부실한 준비로 논란을 빚었던 ‘섬 예술 프로젝트’를 결국 접는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사업의 실효성과 차별성 부족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6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섬 예술 프로젝트는 옹진군 내 섬(島)을 ‘만화의 섬(신·시도)’, ‘조각의 섬(장봉도)’, ‘문학의 섬(문갑도)’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4억2천만 원을 투입해 섬을 주제로 단편 만화를 제작하거나 섬 곳곳에 조각작품을 설치하고, 시(詩)가 있는 산책로 등을 만드는 것으로 도서지역의 소득 창출과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각 섬이 지닌 특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미흡했고, 콘셉트가 인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문화재단의 다른 사업인 ‘서해 평화예술 프로젝트 지원사업’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들은 지난달 열린 문화재단 업무보고에서 "주민 의견과 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단지 대표이사가 하고 싶어 추진하는 사업은 의미가 없다"는 등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행사 성격이 모호하고 공연자 섭외가 안 돼 질타의 대상이 됐던 ‘인천개항장예술축제’는 일정대로 진행한다. 지역 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오는 10월 12∼14일 3일간 축제를 이끌어 간다.

유세움(민·비례)의원은 "문화재단은 섬의 관광명소화,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섬 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했었는데, 관광은 인천관광공사에서 하면 되는 일"이라며 "지역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재단의 깊은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단은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지원 단체로, 본질은 지원에 있다"며 "하지만 지원보다 자꾸만 자체 사업을 벌이려 하고 있고, 더구나 대표 사업으로 내놓은 인천개항장예술축제는 지역의 정체성조차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섬 예술 프로젝트는 올해 사업을 하지 않기로 했고, 인천개항장예술축제는 지역 예술단체를 중심으로 꾸려 나갈 것"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