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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특성 담아 역사·레저·낭만이 흐르는 ‘물의 도시’로"

<3> 최계운이 말하는 인천 물이야기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2018년 08월 28일 화요일 제14면

그가 보는 물은 그저 수소(H) 둘과 산소(O) 하나가 뭉친 물체가 아니다. 물은 21세기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물에는 관광이 있고, 도시재생이 있다. 산업은 물론 경제, 문화, 복지도 그 물 속에 있다. 그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능가할 수 있는 인천의 잠재력을 물에서 찾는다. 인구 300만 인천이 1천만 서울을 이길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물에 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모자람 없는 서울이 갖지 못한 것은 짠 내 나는 바다물과 그 곳에 닿는 실핏줄 같은 하천물이다. 그것이 어우러져 빚어낼 미래의 공간은 그 자체로 창조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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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계운 인천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인천하천살리기활성화준비단장
최계운(64·인천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인천하천살리기활성화준비단장이 말하는 인천의 물과 하천 이야기를 들어본다.

"아쉽다." 최 교수의 첫 마디였다. 2004년 3월부터 4년 동안이나 맡았던 전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장으로서의 착잡함이었다. 인천시내를 흐르는 5대 하천 밑그림을 그렸던 그다. 각계각층의 시민참여를 이끌어 내 하천마다 특징을 찾아 저마다 색깔도 입혔다. ‘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굴포천)’,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생태하천(승기천)’,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하천(장수천)’, ‘창포 꽃 하늘거리는 하천(공촌천)’, 미정(나진포천) 등의 주제를 심어 넣었다. 앞으로도 쭉 지켜내야 할 하천 조성 방향의 큰 틀과 약속이기도 했다.

"하천살리기를 하면서 어린아이 키우듯 갖은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렇게 조성된 것이 지금의 하천입니다. 근데 지금 옛 열정은 어디로 갔습니까?" 인천시는 하천살리기를 하면서 1천여 억 원을 쏟아 부었다. 오폐수차집시설을 설치하고 친수공간을 마련했다. 저수로를 정비하고 호안공사를 한 뒤 제방에 풀꽃나무를 심었다. 자전거도로도 만들었다. 시민들이 물 흐르는 하천 곁에 가까이 가서 즐기라는 뜻에서였다. 하천을 매개로 인천의 문화를 빚어내자는 야심찬 도전이었다. 그가 단장에서 물러난 뒤 그 뜨거웠던 하천살리기의 고뇌는 싸늘히 식어버렸다. 하천의 유지용수만큼이나 시민들의 참여 의지도 줄었다.

"하천을 단지 장맛비나 받아내는 수로 쯤으로 여겼던 옛날로 다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1사(社)1하천’ 운동도 감흥이 없어요. 의례적이고 형식적입니다." 최 교수는 신경조차 안 쓰는 지금의 하천관리가 영 내키지 않는다. 당초 기본계획은 무너진 지 오래다. 하천 주변의 다른 공사로 본래의 모습이 상당 부분 훼손됐다. 공촌천만 하더라도 그렇다. 그 많던 창포는 갈아 엎어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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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 4교 유수지
누가 왜 창포를 없앴는지 알아보려고도 안 한다. 1사1하천 운동은 쓰레기나 줍고, 외래종 풀이나 뜯는 것이 전부이다시피 한다. 하천마다 갖고있는 특색이 옅어지다 보니,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접목할 소재들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남들이 다하는 하천 주변 청소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다시 추켜 세워야 합니다. 초기의 하천살리기보다 더 크고 높은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인천만의 문화를 일궈낼 수 있습니다." 최 교수가 고민하는 하천살리기의 방향은 하천과 하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다. 여기서 인천의 가치를 발견하고 승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인천은 실핏줄 같은 하천이 있다. 작지만 소중한 자원이다. 여기에 소래포구를 비롯해 북성과 만석, 화수 등의 포구가 있다. 하천과 바다와 만나는 하구를 잇는 것이다. 이것이 인천의 물길을 올곧게 잇는 것이다.

"그 중심 축에는 인천내항이 있습니다. 인천의 물길 잇기는 개항장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는 인천은 "갈 데가 없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10∼15년 정도의 프로젝트를 세운다면 수도권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으로 충분히 꾸밀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인천항을 중심으로 한 중구를 역사가 있는 곳으로, 경인항(아라뱃길)과 남항을 레저가 있는 공간으로, 송도를 상업시설과 연계한 친수도시로, 해양생태공원과 이어지는 소래포구는 낭만이 있는 곳으로 각 지역별 특색을 불어넣어 연결할 경우 남부럽지 않는 물의 도시로 인천을 새롭게 드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모든 일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힘을 보태려는 의지가 성공의 첫 걸음입니다. 인천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 교수는 수자원공사 사장 시절의 기억을 더듬었다. 송도국제도시 규모와 맞먹는 5천600만㎥의 화성 그린시티였다. 땅 주인 수자원공사는 그린시티의 밑그림을 혼자 그렸다. 최 교수는 당장 밑그림 그리기를 멈출 것으로 주문했다. 화성시는 물론이고 그 주변 도시인 안산시와 시흥시와 상의해서 조성 방향을 찾자는 제안이었다. 그래야 온전한 ‘그린시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화성호(시화호)를 축으로 수변도시의 그림도 그래서 나왔다.

워터프런트로 시끄러운 송도국제도시를 보면서 최 교수는 자칫 화성 그린시티에 밀릴 수 있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인천은 서울보다 잠재력이 있는 도시입니다. 그것은 하천 뿐만 아니라 바다를 끼고 있는 물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그는 인천의 잠재력을 믿는다. 본질을 흐린 채 곁가지에만 몰두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시민들의 참여가 있다면 독특한 도시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본질에 천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허벌판에 운동시설과 미니자동차 주행도로가 덩그러니 설치된 송도국제도시 북측유수지를 유심히 들여다 본다. 썩어가는 유수지 물을 살릴 생각 없이 편익시설을 만들면 시민들이 이용하겠느냐는 되물음이다. 일방통행식 공사가 부른 인천의 단면이다. 그는 인천의 물길을 새롭게 엮어낼 것이다. 지금까지 하천살리기가 점(點)이나 선(線)이었다면 면(面)으로 조성할 것이다. 하천과 바다를 잇는 인천만의 물길 말이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 최계운 인천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약력

2003.04 ~ 2009.08: 인천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센터장
2004.03 ~ 2008.03: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 단장
2008.03 ~ 2011.05: 한국방재협회 부회장
2008.04: 중앙하천관리위원회 위원
2009.01 ~ 2010.12: 세계도시물포럼 사무총장
2009.01 ~ 2011.05: 국제도시물정보과학연구원장
2009.03 ~ 2011.02: 한국수자원학회 부회장
2009.07 ~ 2010.07: 인천대학교 대학발전본부장
2011.03 ~ 2013.10: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2011.05 ~ 2011.08: 인천대학교 대학발전본부장
2012.01: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상임대표
2012.10: 국토해양부 스마트워터그리드연구단 단장
~ 2012.03: 인천대학교 도시과학대학 학장
2013.11 ~ 2016.05: 제13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2016.03 ~ 2016.07: 아시아물위원회 회장
2017 ~ :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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