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사고는 학부모들 사이에 가장 큰 관심거리다.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없는 환경에서 어린이집에서 종종 발생하는 아동학대 소식은 엄마들의 불안을 키운다.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아이들을 돌보는 어린이집 교사 역시 일부 어린이집의 일탈로 죄인이 되기 일쑤다.

본보는 끊이지 않는 어린이집 사고를 줄이고 부모와 보육교사, 어린이 등 모두가 안심하고 행복한 보육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 인천문화예술회관 일대에서 야외학습을 마친 어린이들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어린이집 안전사고로 인천지역 맘카페 등 학부모 커뮤니티는 한동안 들썩였다. 사망한 영·유아에 대한 안타까움부터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어린이집 사고에 대한 우려까지 다양한 내용의 관련 게시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여기에 인천에서까지 한 어린이집 원장이 폭염 속에 원생을 방치하고 폭언을 했다는 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인천연수경찰서는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폐쇄회로(CC)TV 공개를 요구했지만 원장이 거부하자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전직 보육교사에게서 "원장이 원생들을 학대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어린이집을 찾아갔다. 해당 보육교사는 원장이 폭염이 심했던 지난달 3~4세반 에어컨을 끈 채로 수업을 진행했고, 원생들에게 ‘자폐아’라는 등의 막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전날 먹다 남은 밥을 죽으로 끓여 먹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에는 남동구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이 수차례에 걸쳐 3~5세 원생 9명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 자체가 무섭다며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어떤 엄마들은 수족구에 걸린 아이를 그대로 등원시키는 등 더 이상 어린이집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다"며 "스스로 육아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된다면 당연히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을 텐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는 등 집에서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이들도 있다. 어린이집 학대나 안전사고가 공공연히 일어나는 상황에서 대책이 마련되기 전에는 무작정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맘카페에서는 지역 내 비교적 믿을 만한 어린이집이나 적절한 등원 시기 등 실질적인 정보도 공유한다.

둘째를 임신 중인 한 주부는 "어린이집 문제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가 겉으로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 어린이집에서 맞고 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니 아기와 의사소통이 확실할 때 어린이집에 보내라는 조언이 많아서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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