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도시(마을)재생사업이 도시재생 총괄계획자(코디네이터) 등 전문가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빈집을 활용한 주거지 재생의 모델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남동구 남촌동을 선정하고 지난 21일 주민과 자생단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빈집 행복채움 프로젝트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남촌동 지역의 마을재생 추진 목표는 지속가능한 ‘주민 거버넌스’ 중심의 계획 수립이다. 주민 조직 지원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와 현황·자원 등 조사를 통해 지역의 문제 인식과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 조직 및 네트워크 구성으로 주거환경 개선 공감대를 확산하는 게 주요 사업 내용이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총괄코디네이터와 자문단, 마을활동가 등이 예산만 낭비하고 결과가 없다며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 그룹이 도시정비사업 구역을 ‘문어발식’으로 맡고 있는 데다 지역주민과 거버넌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총괄코디네이터의 문어발식 확장이 재생사업의 특성인 마을별 차별화를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총괄코디네이터의 역량과 중복 문제에 대해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도시재생사업은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에 따라 발생하는 도심 공동화를 극복하고 침체된 도시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물리·환경적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도시를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다. 유명무실해진 뉴타운 사업을 대체해 쇠퇴한 원도심의 어려운 사람들이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동네를 떠나지 않고, 거주자 중심의 도심 기능 재활 수단으로 관심도도 높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불신을 키우는 이유는 활성화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문어발식,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생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되려면 낙후된 도시를 재개발하는 단순 개발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는 마을 공동사업이 돼야 한다. 물론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의지와 참여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앞서 지역주민들로부터 폭넓은 이해를 구하고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고민이 없이 인도 확장이나 조형물 설치 등 하드웨어에 치중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보여주기식 추진이라면 결과는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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