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박재신 전 원장의 사임으로 4개월째 공석인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에 6·13 지방선거 당시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영관급 군 출신 인사 A(58)씨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A씨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대장 출신인 백군기 용인시장의 ‘코드 인사’가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장은 백 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개채용하는 자리여서 향후 이어질 산하기관장 인사의 방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보다 우려를 낳고 있다.

28일 용인시와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지난달 23일 원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접수기간은 이달 6일까지 15일간으로, 이 기간 원서 접수자는 A씨 등 8명이었다. 이 중 2명은 1차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으며, 서류전형을 통과한 6명에 대한 면접전형이 21일 진흥원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면접전형 결과 대령 출신인 A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23일 최종 면접전형 합격자로 확정·발표됐다. A씨는 시의회 의견 청취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을 거쳐 다음 달께 임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청 안팎에서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하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산업진흥원장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자리"라며 "A씨의 경력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군 출신 인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백군기 시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용인시의회 모 의원 역시 "산하기관장 일괄 사표 수리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흥원장 인사는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흥원장은 일괄 사표 수리와는 무관하지만 시장과 같은 군 출신을 낙점함으로써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찬 꼴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군 출신이라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A씨는 30여 년간 군생활을 하면서 정보통신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다 추진력까지 갖춰 다른 경쟁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고, 진흥원 관계자는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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