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수준이 점차 저연령화, 심각화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교생들의 학교폭력 평균 피해응답률은 1.5%로, 전국 평균 피해응답률 1.3%보다 높았다. 특히 초등학생의 피해응답률은 3.1%로, 중학생(0.8%)과 고등학생(0.4%)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도내 학교폭력의 ‘저연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계를 보더라도 오늘날 학교폭력은 저연령화, 집단화돼가고 있으며, 그 양상도 성인범죄를 모방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흉포화, 지속화돼 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더욱이 폭력 피해 장소가 교외보다는 교내가 대부분으로 환경적 특성상 1년 동안 같은 학급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피해 경험은 일회성인 경우보다 한 학기 이상 지속적인 경우가 많아 피해 학생들이 견디다 못해 자살에 이르는 등 학생들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폭력은 가해 및 피해학생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ㆍ육체적 상처를 남겨 개인의 삶과 학교공동체의 건전한 발전을 파괴하는 반사회적 범죄다. 지난 수년 동안 학교폭력 피해의 심각성이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로 대두되면서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해결책 마련이 수도 없이 거론됐고 각계의 노력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들과 달리 은밀하게 조직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손쓰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학교라는 특수성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접근조차 용이하지 못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학교폭력은 교실내의 권력관계라는 단편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병리적 문제로 다뤄져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과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폭력을 줄이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며, 교육적 차원에서 폭력을 유발하는 학내 문제를 해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라도 아이들이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정비, 학교 생활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교육당국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적인 학생지도 정책을 마련, 실천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