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여자복싱 라이트급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연지.   /연합뉴스
▲ 아시안게임 여자복싱 라이트급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연지. /연합뉴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인천시청 소속 오연지(28)가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오연지는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전시장(JIEXPO)에서 열린 여자복싱 라이트급(60㎏) 결승에서 태국의 슈다포른 시손디(27)를 4-1로 제압하고 단상 위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오연지는 첫 라운드에서 사우스포(왼손잡이)인 시손디의 왼손 카운터펀치에 고전했지만 2라운드부터 분위기를 바꿨다. 오연지(168㎝)는 자신보다 6㎝ 작은 시손디(162㎝)의 펀치를 유연하게 피하면서 특유의 받아치기로 포인트를 쌓았다. 3라운드에 접어들자 다급해진 시손디가 거세게 달라붙자 오연지의 아웃복싱이 빛을 발했다. 결국 경기 종료 후 심판은 오연지의 손을 들어줬다.

오연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해 출전이 무산됐다. 절치부심 끝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오연지는 이번 대회 16강 류띠듀엔(베트남), 8강 양원루(중국), 4강 최혜송(북한) 등 강적들을 모두 제치고 결승에 올라 고대하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연지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복싱에서 한국 사상 첫 금메달 주인공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전국체전 7연패에 빛나는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 오연지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복싱 역사를 새롭게 썼다. 오연지는 "경기에서 지든 이기든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내려가겠다고 다짐했다. 링에서 내 능력을 발휘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며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편, 인천선수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25개 종목 69명의 선수가 출전, 금메달 6개(복싱 오연지, 볼링 홍해솔, 패러글라이딩 백진희, 핸드볼 신은주·송지은, 축구 김진야, 야구 이재원·박종훈), 은메달 5개, 동메달 11개를 획득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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