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대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동상과 백범광장의 인천내항 이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31일 인천시의회 제249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현재 만국공원은 맥아더 장군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등으로 인해 조성할 만한 부지가 좁고, 감리서 터는 이미 주상복합건물이 조성돼 이전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내항으로 이전은 시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면밀히 검토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내년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3·1운동 등 기념사업추진단을 구성해 인천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백범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연관성이 높은 만국공원이나 개항장 감리서 터, 인천내항 등으로 동상을 이전하고 광장을 조성하자"는 조성혜 시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인천지역사회는 그동안 ‘백범 김구 선생의 인천 독립운동사 재조명’ 차원에서 인천대공원보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으로 이전하자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인천대공원 안 백범 김구 선생 동상은 1997년 초 애국·독립정신을 추모·계승하고자 구성된 ‘백범 김구 선생 동상 건립 인천시민추진위원회(위원장 고(故)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전 창업자)’의 모금운동으로 건립됐다. 위원회는 기금 7억 원이 모이자 그해 10월 시로부터 인천대공원 안 670여㎡의 터를 받아 백범광장을 조성하고 좌대 3.1m, 높이 2.8m의 동상을 세웠다. 그의 동상 왼쪽 뒤로 10m 정도 떨어진 곳에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동상도 자리잡고 있다.

 김구 선생은 1896년 21세 때 황해도에서 일본군 중위 쓰치다를 살해한 혐의로 인천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1911년에는 독립운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인천교도소에 다시 갇혔다. 수감생활 중 쇠사슬에 묶인 채 인천항 축조공사에 동원돼 고초를 겪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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