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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용진 부천오정경찰서 지능팀 경장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범죄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6년 5월로 어느 새 12년의 세월이 지났다. 최초의 보이스피싱이 전화를 이용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이를 토대로 예금을 인출해가는 수법이었다면, 12년이 지난 지금은 위 수법에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오히려 처음 등장했던 수법이 단순하다고 표현해야 할 만큼, 그 유형이 복잡해지고, 지능화·국제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능범죄수사팀의 경찰관으로 근무하게 되면, 보이스피싱은 필연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 범죄이다. 하루에도 많은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체념하고, 때론 분노에 찬 표정으로 범인을 검거해 달라며 단 하나의 기대를 품고 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를 대하는 경찰관의 마음도 편치 않다.

지능범죄수사팀에 근무하면서, 가장 악질적인 범죄도 보이스피싱이고, 가장 예방이 가능한 범죄 역시 보이스피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접하게 되는 보이스피싱의 대표 유형 2가지, 수사기관(특히 검찰청)을 사칭해 돈을 편취하는 수법과 대출을 빙자해 돈을 편취하는 수법의 보이스피싱 중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해 소개하고 그 예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대출을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해금을 송금하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제1금융기관에서의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이 점을 악용해 불특정 피해자들에게 전화와 문자로 금융기관 등 대출업체를 사칭하며 대출을 해주겠다며 그 조건으로 공탁금이나 보증보험료, 대출금에 대한 선이자 납부, 신용도 상향을 위한 대출금의 일부 상환, 각종 수수료 등 명목을 다양하게 제시하며 피해자들을 현혹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법들도 지금은 그다지 많지 않다. 현재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위와 같이 금융기관을 사칭, 기존의 대출을 받은 금액에 대한 이자가 높으면 이 대출금을 상환하고 이자가 저렴한 자신들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라고 권유한 뒤, 허위의 업체 사이트 접속을 유도한 후 이를 통해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코드를 심어 피해자가 거는 어떠한 전화도 자신들에게만 걸리게 작업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피해자들은 기존의 대출금을 상환하면 더 많은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들이 알려주는 계좌로 대출금을 상환한다. 그리고 상환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출업체에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이 전화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받는 것이며, 피해자들이 상환하는 대출금은 이미 확보된 대포 계좌를 통해 고스란히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에게 돌아갈 뿐, 절대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는 ‘기존 대출금 상환 명목’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이 현재 대출사기 피해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명목이든 돈을 요구하는 대출 업체를 피하면 된다. 실제 합법적인 대출 업체는 어떠한 경우에도 금전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출업체를 직접 방문해 대출을 받기를 권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부천오정경찰서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 사례를 줄이기 위해 홍보하고 있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대출을 빙자해 이뤄지는 보이스피싱의 형태와 예방법을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정말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는 악질적인 범죄자들의 소탕 이전에 많은 개인들의 주의가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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