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3일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주장 임영희가 북으로 떠나는 김혜연의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남북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한 달 동안 팀워크를 다져 은메달을 합작했다. /연합뉴스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3일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주장 임영희가 북으로 떠나는 김혜연의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남북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한 달 동안 팀워크를 다져 은메달을 합작했다. /연합뉴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일팀으로 우정을 나눈 남북 여자농구 선수들이 재회를 기약했다.

아시안게임 폐회식 다음날인 3일 단일팀 북측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이 비행기로 먼저 선수촌을 떠났다. 감동의 은메달을 합작한 남북 선수들은 이날 선수촌 식당에서 마지막 점심을 함께 먹으며 선물과 사인을 교환한 후 작별 인사를 나눴다.

주차장으로 걸어 나오면서 하숙례 코치와 정성심 북측 코치는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이문규 감독은 북측 김혜연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고, 김한별은 장미경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주장 임영희와 북측 로숙영도 나란히 걸었고 박지수는 북측 선수들의 여행가방을 직접 끌고 나왔다. 7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농구 대회에서 만나 얼굴을 익히고 8월 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나 한 달간 동고동락한 선수들은 오랜 친구처럼 다정해 보였다.

함께 생활하다가 남과 북으로 헤어져야 하지만 10월 서울에서 다시 열릴 통일농구에서 만날 사이라 눈물은 없었다. 대신 환한 웃음으로 "한 달 뒤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김소담은 동갑내기 로숙영에게 "숙영이 너 냉면 먹고 살쪄서 올 거지?"라고 놀렸다. 숙영은 웃으면서 아니라고 받아쳤다. 김한별이 로숙영에게 옷에 뭐가 묻은 것처럼 손짓하자 로숙영은 "속을 줄 알았지?"라며 웃었다. 김혜연과 장미경도 남측 언니, 동생들과 하나하나 포옹을 나누고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 정성심 코치는 선수들의 손을 꼭 잡고 눈을 오래 맞추며 "건강 돌보면서 하라"고 따듯하게 말했다.

한 달간 정이 많이 든 대표팀 지원 스태프들도 북측 선수들에게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탄 정 코치와 세 선수는 버스가 주차장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문규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떠난 후 비로소 눈물을 보였다. 이 감독은 "한 달 2일 정도 같이 운동하고 밥을 먹었다. 선수들 너무 착하고 귀엽고 잘 어울려 고마웠다. 참 좋은 선수들이 왔다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 선수들도 행복한 마음으로 갔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돌아가서도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운동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눈물을 훔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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