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을 계기로 여성 인권 신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여성을 여기는 남성 중심 시각이 여전히 팽배하면서 여성들이 보도방 등 성산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7년 발표한 ‘2016 성매매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성인 남성 1천50명을 대상으로 최소 1번 이상 성 구매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 50.7%가 ‘있다’고 답했다. 1인당 평균 성 구매 횟수는 8.64%로, 2013년 6.99회보다 1.44회 증가했다. 최초 성 구매 연령 및 동기를 묻는 항목에서는 20∼24세에 최초로 성을 구매했다는 응답자가 53.8%, 25∼29세 이하가 27.6%를 차지하는 등 전체 과반에 달했다. 최초 성 구매 동기는 호기심과 군입대, 술자리 후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중으로 살펴볼 때 주변 사람들의 성 구매에 대한 허용적 인식이 최초 성 구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 구매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흥 및 단란주점, 노래방 도우미, 신종 마사지업 등 다양한 업소에서 2차 서비스 형태로 성매매를 제공·알선하는 등 겸업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성 구매 접근성도 용이해졌다. 법무부가 2015년 존스쿨(성구매자 재범방지교육) 이수자 1천9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남성들이 단속된 성 구매 경로는 안마시술소 30.7%, 인터넷 16.6%, 유흥업소 12.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미미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민)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매매사범 검거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성매매사범은 4만2천950명으로 전년(2만97명) 대비 113.7% 급증했다. 반면 구속된 성매매사범은 577명(1.3%)에 불과했다. 이는 2015년 구속률인 1.5%보다 0.2%p 떨어진 수치다.

이에 따라 남성의 성매매 억지력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신종 성매매 유형에 대한 관련 법률의 정비 및 처벌 수위가 강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순찰활동으로 관할 구역 내 유흥업 종사자에 대한 정보가 축적돼 있는 지구대 및 파출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왜곡된 성의식이 보도방 등 유흥업소와 결합돼 성매매의 매개가 되는 만큼 건전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음주 및 음주 접대 문화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이금자 회장은 "단기간에 보도방 등 퇴폐 영업을 단속해 효과를 보려고 하지 말고 성매매 처벌 수위를 강화시켜 지자체와 경찰 등 보도방 단속에 관계된 기관이 지속적으로 시민단체와 협력해 이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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