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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어도 될 강의 신청해서 꼭 들어야 할 학생과 돈거래

도내 대학가서 ‘은밀한 매매’… 적발도 처벌도 난항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제18면
경기도내 대학가에서 2학기 개강을 맞아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꿀교양(과제가 적고 학점을 얻기 쉬운 강의)’ 등 특정한 강의를 금전 거래하는 ‘강의 매매’가 암암리에 행해져 대학 및 관계 당국의 지도·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시흥지역 한 사립대학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서구문학 월요일 12~14교시(야간) 팝니다", "핵교(핵심교양) 화요일 6~8교시 팝니다" 등 자신이 판매하는 과목의 이름과 시간대를 적어 올린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거래를 원하는 학생들은 댓글로 전화번호나 메신저 아이디를 남겼다. 일부 학생은 자신이 팔려는 특정 과목의 시세를 물어보기도 했다. ‘강의 거래 글을 신고한다’며 거래 자제를 요청하는 학생도 더러 보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의 거래 글은 계속 올라왔다.

용인지역 한 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에도 "영어 가반 월·수 삽니다", "골프 수요일 낮 12시 40분 수업 파실 분 구합니다" 등 수업 거래를 희망하는 게시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학생은 "본인이 듣고 싶은 수업의 거래만 가능하다면 현금을 추가로 지불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강의 거래는 대개 5만∼10만 원 선에 이뤄진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메신저를 통하지 않더라도 학생들끼리의 입소문을 통해 은밀한 거래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일부 대학생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강의를 수강 신청한 뒤 돈을 받고 판매하는 ‘먹튀’ 행위를 일삼으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현행법상 업무방해와 소득세 미신고로 인한 탈세 등 위법에 속할 수 있어 자칫 형사처벌을 받을 소지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듣지도 않을 강의를 신청해 판매하는 행위는 학교의 운영이나 강의의 정상적인 진행을 방해하므로 학교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에 가까워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소극적인 관리·감독이 ‘수강 신청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 대학교 익명 페이스북에는 이 같은 강의 거래의 원인을 놓고 "강의 수가 부족한 대학의 잘못", "학생들이 강의 거래를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대학이 모르고 있다"며 댓글로 꼬집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강의를 거래하다 적발되면 최고 제적까지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은밀하게 이뤄지는 거래 특성상 적발이 어려워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종현 인턴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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