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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경비’ 이유로 세워진 장벽에 빼앗긴 바다 정취

[인천 바다를 시민 품으로]2. 해안 철책 철거는 시민 염원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제19면
▲ 인천시 중구 거잠포선착장 방향의 공항남로 해안도로 주변에 군 초소와 함께 펜스가 길게 이어져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 중구 거잠포선착장 방향의 공항남로 해안도로 주변에 군 초소와 함께 펜스가 길게 이어져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 해안을 둘러싼 철책을 걷어내고 바다를 시민 품으로 돌려놓는 것은 인천시민의 오랜 염원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인천 해안선에 철책을 추가로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해 시민 염원은 물거품 되는 듯했다.

국방부는 1998년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앞두고 경비를 목적으로 영종·용유지역에 군부대 및 철책 설치 계획을 수립했다. 이듬해에는 인천시에 당시 영종·용유지역 해안선 총연장 61.1㎞ 중 47㎞ 구간에 철책 설치를 요청했다. 국방부의 철책 설치 요청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인천공항은 2001년 개항하면서 이미 많은 경비를 들여 최첨단 경비체제인 ‘통합보안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부는 첨단 감응장치와 해군의 경비만으로도 공항경비가 가능하다며 당시 건설교통부가 편성했던 공항 주변 해안 철책 등 예산 380억 원을 반납했던 사례가 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방부는 미관형 철책으로 24㎞까지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반대는 계속됐다. 지역 시민단체 34곳과 주민들은 1999년 11월 ‘영종·용유지역 군부대·해안철책 설치반대 인천시민연대’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시민들은 국방부와 국회, 인천시, 중구청, 그리고 인천공항고속도로 등지에서 반대시위와 집회를 이어갔다.

마침내 2001년 5월 국방부는 지역사회가 요구한 주민생활시설 지역인 여단포~신불도~삼목도 지역 1.8㎞ 구간에 철책을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축소해 조정된 철책도 높이를 낮춘 미관형 펜스로 설치하되, 일몰시간 전까지는 주민과 관광객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일정 간격으로 출입구를 설치하는 것에 합의했다.

영종·용유 해안선 철책 설치 반대운동은 그후 ‘인천 바다 되찾기 운동’으로 이어진다. 2001년부터 송도국제도시 외곽에 설치하기로 한 해안철책선 계획이 축소됐고, 2003년에는 미추홀구 용현갯골수로 4.6㎞, 연수구 아암도 주변 1.2㎞, 송도 해안도로변 9.6㎞의 철책이 단계적으로 개방됐다. 2006년부터는 송도국제도시에 설치된 철책선 대부분과 LNG기지 주변, 남동구 논현·고잔동 한화아파트 지역 등 5.1㎞의 철책이 제거됐다.

당시 해안철책 반대 시민연대에 참여했던 박상문 전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상임회장은 "인천은 항구도시로서 인천 앞바다는 세계 5대 갯벌을 자랑 하는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시민들은 해안철책으로 도시경쟁력 약화, 지역 특성 상실, 진취적 해양문화 및 역사의 단절, 삶의 질 향상 제한 등 바다를 차단 당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에게 있어 바다를 잃었다는 것은 곧 시민들의 애향심과 정체성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결국 철책 설치는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고 인천시민의 정서에도 맞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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