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OBS 경인TV 유치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은경 시 대변인은 지난 3일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OBS 유치계획을 묻는 질문에 "특정 언론의 무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설을 문화 콘텐츠 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과 적극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OBS 유치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부연설명 했지만 대안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OBS 측과 시의 면담 끝에 나온 방침이다. OBS 이전은 사 측이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시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하세월이었다.

시는 임대료 대부료율을 5%에서 1%로 낮춰 주는 방안과 방송환경공사에 약 6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그러나 OBS는 주식 투자나 방송기금 조성을 통해 100억 원을 연 1.2%의 저리로 융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면담에서 시는 요구사항에 대해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지원 없이는 이전할 수 없다는 OBS의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OBS 유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시는 당장 대안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2013년 방송국 이전 협약 체결 이후 협상을 반복하는 사이 계양 방송통신시설은 지난 4월 준공됐다. 부지 3천656㎡, 총면적 1만5천638㎡,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시설에 대해 지난 5월에는 기부채납도 끝났다. 시는 이 시설에 다른 방송국이나 문화 콘텐츠 관련 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송국 이전 용도로 시설이 만들어 졌기 때문에 들어올 수 있는 분야가 제한되다 보니, 문의 자체가 많지 않다. 시설을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정상황, 유치효과 등도 따지다 보면 공실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 관계자는 "다른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관계 부서들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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