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701010002224.jpg
오늘 소개하는 영화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는 긴 말이 필요없는 작품이다. 2015년 개봉작 중 최고로 손꼽히는 이 영화는 액션영화의 전설이 돼 돌아왔다. 1979년 ‘매드 맥스’가 처음 등장한 이래 1985년 3편을 끝으로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지 않았던 작품이 30년 만에 관객과 만났다. 70세의 감독이 선보인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화끈한 액션으로 러닝타임을 꽉 채운 이 영화는 시각적 쾌락을 통해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킨다.

 영화의 설정은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미래의 어느 시기로부터 시작된다. 사막화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방사능에 피폭돼 병에 걸린 채 살아간다. 마실 물도, 음식도, 연료도, 모든 것이 부족한 세상에서 사람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생존뿐이다. 처절한 생존을 위해 이성과 도덕이 사라진 세계에서 광기는 더 이상 금기의 대상이 아니었다. 멸망한 문명, 미쳐 버린 사람들. 그 틈바구니에 전직 경찰관 맥스도 있다. 폭주족들에게 납치당한 맥스는 독재자 임모탄이 지배하는 시타델로 가게 된다. 한편, 임모탄의 지휘 아래 있던 기동대의 여성 사령관 퓨리오사는 독재자의 아내 5명을 데리고 탈출을 감행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임모탄은 군대를 출정시킨다. 그 과정에서 잡혀 온 맥스도 함께 하게 된다.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는 추적극으로 도망간 사람들을 잡으러 간다는 기본 설정에 충실한 작품이다. 노란 사막의 모래를 헤치며 펼쳐지는 카 체이싱은 구구절절한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 매드 맥스 시리즈 서사의 핵심은 언제나 ‘생존’이다.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영화의 핵심인 것이다. 폭주족들이 맥스를 납치한 까닭이 건강한 사람의 피를 수혈받기 위함이었다면 맥스에게는 탈출만이 살길이었다. 도망간 여성들은 정신적·육체적 폭력을 피해 달아났다면 임모탄에게 여성은 생명의 상징이었다. 피폭되지 않은 여인을 통해 건강한 아들을 얻어 불멸의 존재로 거듭나고 싶었던 그의 욕망은 도망간 아내들을 데려와야 실현될 꿈이었다.

 이처럼 살기 위해 쫓고 쫓기는 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은유적이며 상징적인 표현도, 시적인 대사도 아니었다. 행동 그 자체가 곧 생존이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도 액션에 있다. 사막을 빠르게 질주하는 차들은 충돌하고, 부서지고, 튕겨져 나가고, 폭발한다. 곡예 수준의 액션과 추격 장면들 대부분이 CG가 아니라는 사실은 보는 이의 혼을 쏙 빼놓는다.

 영화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는 신들린 액션과 단순한 줄거리가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롤러코스터급 재미를 선사하지만 무너진 세상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인간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