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종오가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린 6일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큰 점수 차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획득한 뒤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 진종오가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린 6일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큰 점수 차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획득한 뒤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사격 황제’ 진종오(39·KT)의 2018년은 ‘고진감래’의 시즌이다. 연초 부상 때문에 고생했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운영 미숙으로 메달을 놓쳤다. 그래서인지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오른 뒤 왈칵 눈물을 쏟았다.

진종오는 6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8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단체전 경기를 겸한 본선 성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진종오는 582점으로 5위를 기록해 대표팀 동료 이대명(30·경기도청·584점)보다 점수가 낮았다. 대표팀은 진종오와 이대명, 한승우(35·KT)의 점수를 더해 1천747점으로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이대명과 한승우는 권총 50m 단체전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다.

진종오는 단체전 금메달을 확정한 뒤에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8명이 겨루는 결선이 남았기 때문이다. 결선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첫 발에서 10.9점 만점에 9.4점을 쐈고, 두 번째 발은 8.4점으로 크게 빗나갔다. 조기 탈락이 우려되는 찰나, 전열을 정비한 진종오는 결선 1라운드(10발)를 98.8점, 6위로 마쳤다.

반면 러시아의 아르템 체르누소프는 10점 행진을 벌이며 104.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일찌감치 1위를 달렸다. 진종오와 격차는 6.2점으로, 보통 국제대회 결선에선 이 정도 격차의 점수가 좁혀지기는 힘들다. 진종오의 반격은 2발씩 쏘고 최하위가 탈락하는 2라운드부터 시작됐다. 12발, 14발째까지 간신히 탈락을 모면하며 중위권에서 반격을 엿보던 그는 15번째 발에서 8.8점에 그쳤다. 이때 체르소누프가 9.6점을 기록하며 둘의 격차는 6.4점까지 벌어졌다. 역전은 불가능해 보였다.

잠시 흔들리던 체르소누프가 17번째 발에서 만점에 가까운 10.8점을 쏘며 둘의 격차는 6.2점이 됐다. 남은 7발에서 기적이 벌어졌다. 진종오는 18번째부터 24번째 사격까지 7발 모두 10점을 넘겼고, 당황한 체르소누프는 줄줄이 9점대를 쏘면서 둘의 격차는 계속 줄었다.

2발씩만 남겨 뒀을 때 진종오와 체르소누프의 차이는 1.6점. 결선 사격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결국 진종오는 마지막 발에서 체르소누프와 동점을 만들었고, 슛오프(추가 사격) 끝에 금메달을 확정했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역사상 최초의 10m 공기권총 2회 연속 우승이자 진종오의 5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다. 두 손을 하늘 위로 쭉 뻗은 진종오는 눈물을 흘렸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다시 한 번 눈물을 보였다. 믿을 수 없는 결과에 사격 관계자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진종오와 함께 결선에 올라간 이대명은 220.6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승우는 158.8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4위 안에 입상한 진종오와 이대명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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