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를 위해 인천시청을 찾은 시민의 머리 위에 한 점 배려가 드리워졌다. 인천시는 지난 4일 시청 정문 방향 2곳과 후문 1곳에 1인 시위자들을 위한 그늘막을 설치했다.

그늘막이 들어선 정문 초입과 본관 계단 위쪽은 1인 시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다. 이곳을 찾아 목소리를 내는 시민은 매일 한 명이 넘는다. 2016년에는 346명, 2017년에는 338명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평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4회의 1인 시위가 있었다. 올해는 8월까지 217건의 시위가 진행되는 등 1인 시위는 시민 소통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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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그늘막 설치로 폭염과 우천 등 기상이 좋지 않을 때도 편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교통 흐름의 지장을 우려해 관할 경찰서와 의견을 나눈 결과, 차량에 방해가 안 되는 곳이라면 공익 차원에서 설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시는 이 밖에 무더위와 자동차 매연에 장시간 노출된 시민의 건강을 고려해 휴대용 의자와 미추홀참물도 제공하기로 했다. 그늘막을 설치하기 전에는 하루종일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직접 파라솔과 의자를 챙겨와 설치하기도 했다.

이날 정문 옆에서 시위를 진행한 조경열(65)씨는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통로로 의견을 내기가 어려워 최후의 수단으로 이곳을 찾는다"며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그늘막을 설치한 것은 좋은 배려인 것 같다"고 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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