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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몽골문화촌 입구
남양주시 대표 관광지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수동면 몽골문화촌이 폐쇄 위기에 처했다.

9일 시에 따르면 몽골문화촌은 1983년 수동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1998년 10월 시와 몽골 울란바토르시의 우호협력 체결로 수동면 비룡로 1635번지 22만5천㎡ 부지에 건물 13개 동 규모로 조성됐다. 이 사업을 위해 투입된 예산만 국비 36억9천500만 원, 도비 44억7천400만 원, 시비 125억5천600만 원, 민자 5억8천400만 원 등 207억5천여만 원에 달한다.

몽골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와 국내에선 제주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몽골인의 마상공연과 전통공연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어서 더욱 각광받았다. 2013년부터 올 7월 말 기준으로 몽골문화촌에 다녀간 관광객만 48만여 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조광한 시장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 몽골문화촌의 재조정이 검토되기 시작, 결국 최근 폐쇄 후 매각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역경제와 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는 무시한 채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폐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공무원은 "입지가 안 좋은데다 수지율이 워낙 낮다. 종합적 판단을 기초로 사실상 폐쇄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2013년 18%에서 2017년 14.9%로 하락하는 등 ‘예산만 잡아먹는 하마’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몽골문화촌 조성 단계에서 166억1천여만 원이 투입된 이후 몽골문화촌엔 연간 11억여 원의 운영예산만 투입되고 있다. 이 중 인건비를 제외하면 콘텐츠 보강과 이용자 편의 증진 시설, 노후 시설물 관리 등에 6억여 원만 필요할 뿐 큰 예산이 들어갈 필요도 없는 시설이다. 6억여 원의 예산을 아끼기 위해 207억 원을 날리는 꼴이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20년 가까운 시간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리잡은 문화·관광시설을 ‘경제논리’만으로 접근·판단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공무원은 "자족도시를 주장하면서 남양주에 2곳밖에 없는 유명 관광지를 없애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수백억 원을 날리고, 이 자리에 무엇을 할 생각인지 뒷배경에 대한 루머까지 돌고 있다"고 성토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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