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전사의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파울루 축구대표팀 감독.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완승에 이어 11일 칠레전까지 연승을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 태극전사의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완승에 이어 11일 칠레전까지 연승을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결과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두하일)의 연속골로 2-0 승리했다. 지난달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태극전사와 처음 만나 훈련을 시작해 나흘간 손발을 맞췄다. 이어 한국 사령탑 데뷔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 일방적인 공세로 2골 차 승리를 거뒀다.

벤투 감독의 전술을 요약하자면 ‘디테일’이었다. 벤투 감독은 평가전을 맞아 4-2-3-1 전술을 꺼냈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즐겨 사용하는 전술로 특별한 것은 없었다. 선수들 역시 기존 자신의 포지션대로 배치됐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차이점이 드러났다. 공격할 때 4-2-3-1 전술을 사용한 한국은 상대의 공세를 막을 때는 순간적으로 4-4-2 전술로 변신했다. 공격할 때도 측면 윙백의 오버래핑을 활용해 상대 측면을 부수다가도 중앙에서 3~4명이 짧은 원터치 패스로 중앙을 돌파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상대 수비가 올라서면 여지없이 기성용(뉴캐슬)의 정확한 패스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향했다.

점유율을 높이면서 순간적으로 공격 스피드를 끌어올려 순식간에 수비를 격파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선수들은 짧은 훈련시간 속에서 공격·수비·골키퍼 등 분야별 특화한 코치들의 개별 지도를 통해 전술을 익혀 나가면서 ‘벤투호’의 색깔을 체득했다. 벤투 감독은 훈련시간도 ‘분 단위’로 쪼개 세밀하게 관리하며 선수들이 지루함 없이 계속 움직이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벤투 감독이 코스타리카전에서 교체돼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임무를 자세하게 전달하는 장면은 독특했다.

중원 핵심인 기성용은 "볼을 소유할 때나 공격할 때 세밀하게 하라고 주문을 하신다. 특히 공격 때에는 스피드와 세밀함을 강하게 요구하신다"고 평가했다. 이승우(베로나)도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있어서 선수들이 더 발전할 것 같다. 작은 것과 섬세한 것까지 모두 훈련한다. 선수들이 재미있게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대표팀은 이 기세를 몰아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칠레전에서 2연승을 노린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남미팀과의 첫 대결이다. 가뿐하게 첫 승을 올린 벤투 감독의 9월 A매치 두 번째 상대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진 못했지만 2015년과 2016년 남미축구선수권(코파 아메리카) 2연패,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만만찮은 실력을 보유했다.

FIFA 랭킹 57위 한국은 9월 코스타리카(32위)전에 이어 칠레(12위), 10월 우루과이(5위), 파나마(69위), 11월 호주(43위), 우즈베키스탄(95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칠레의 랭킹은 벤투호가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11월까지 상대할 여섯 팀 중 우루과이 다음으로 높다. 남미 국가로만 보면 브라질(3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11위)에 이어 네 번째다.

이번 맞대결에선 칠레의 간판 알렉시스 산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핵심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을 비롯해 ‘센추리클럽’에 빛나는 수비수 듀오 가리 메델(베식타스·A매치 111경기)과 마우리시오 이슬라(페네르바체·A매치 100경기)가 포함됐다.

칠레는 애초 7일 홋카이도 돔에서 일본과 평가전 뒤 넘어올 예정이지만 홋카이도 지진 여파로 취소돼 한국과 맞붙게 됐다. 한국은 칠레와 역대 2008년 A매치에서 딱 한 차례 맞붙어 패한 적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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