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볼라 등 병원균 및 전염병 등을 사전 감지할 수 있는 검역체계가 인천국제공항에도 절실히 필요하다."

전자파 적합성 및 생물학 진단 시스템 전문기업<본보 2018년 7월 6일자 7면 보도> 허윤종(사진) API 대표의 말이다. 그는 3년 4개월 만에 또다시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구멍이 뚫린 인천공항 검역체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허 대표는 "현재 인천공항의 감염병 검역체계는 입국여객들을 대상으로 적외선 열 감지카메라를 통해 체온 이상 유무를 간접적으로 확인만 하는 정도다. 온도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법으로 정한 9가지(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등)에 대해 검역 키트(Kit)를 활용한 음성·양성 등 초동조치만 한 뒤 샘플을 검역소 내 연구시설로 옮겨서 정밀분석하는 체계로, 메르스나 에볼라 등 전염병 검역에는 취약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는 대기중 공기를 통한 감염병과 전염병(메르스·메르스·인플루엔자 등) 등 약 74가지를 감지하는 최신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해 검역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창이공항은 중동지역을 경유한 항공편이 공항 주기장에 도착하면 에어브릿지(이동식 탑승교) 내 공기질을 포집해 2∼3시간 이내 생물학 진단을 실시하고, 이상 유무를 가려낸 뒤 이상이 있을 경우 생물학 진단칩을 활용해 환경·인체 시료채취한다"며 정밀분석이 2시간 내 가능하도록 최첨단 검역체계를 갖췄다고 했다.

따라서 인천공항도 감염병 진단 KIT와 분석 장비를 구축하고, 정밀진단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도록 정비하거나 검토해야 한다고 허 대표는 강조했다.

한편, 메르스 환자로 판명된 A씨는 지난 8일 인천공항 검역 과정에서 아무런 의심없이 입국장을 통과해 공항을 떠난 뒤 4∼5시간 후에 설사 증세를 보여 서울의 민간 병원을 찾아 진료한 결과,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A씨는 이후 국가지정격리 병상이 마련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이다. 인천공항 검역단계에서 구멍이 뚫려 밀접접촉자 범위는 검역관과 출입국심사관, 항공기 승무원, 탑승객, 의료진, 가족, 택시기사 등으로 확대돼 현재 22명이 해당 지역 보건당국에 의해 관찰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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