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과 인천시가 교육협치<본보 8월 29일자 12면 보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협치의 근간이 될 공동선언이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다.

10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오는 18일 인천시의회 본관에서 도성훈 시교육감과 박남춘 시장, 이용범 시의회 의장, 박형우 군수·구청장협의회장, 송광식 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 등이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교육특별시 인천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공동선언은 시교육청이 기획했다. 교육감의 공약사항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와 시의회, 군·구 및 군·구의회와의 협조체계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 협치가 필요한 분야는 ▶중·고교 교복비와 공사립 유치원 무상급식비 지원 등 무상교육 ▶학교 공기정화장치 연차적 확대 설치 등 안심교육 ▶돌봄교실 확대와 과밀 학급 해소 등 평등교육 ▶진로교육원 신설 등 혁신교육 사업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교육청과 시가 조율하고 있는 공동선언문은 큰 틀에서의 협력만을 약속하고 있다. 가령 ‘현재 시행하고 있는 초·중·고 무상급식뿐만 아니라 고교 무상교육, 중·고교 교복비, 공사립유치원 급식비 지원을 위해 협력한다’, ‘학교폭력, 미세먼지 등 위해환경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나간다’, ‘과밀 학급 해소·지역 간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식이다. 정작 중요한 구체적인 사업 추진계획이나 재원 분담비율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는 2014년 11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동선언한 ‘글로벌 교육혁신도시 서울’과 비교가 된다. 당시 양 기관은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벽을 허무는 첫 거버넌스 모델을 제시하며 4개 분야 20대 교육협력사업을 발표했다. 사업에 대한 연도별 추진계획과 재원 분담 등도 함께 내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말 그대로 이번에는 5개 기관이 교육협치를 위한 공동선언을 하는 것"이라며 "재원 분담과 운영계획까지 만들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먼저 공동선언을 한 뒤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기 위한 세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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