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역시 2012년 DMZ정책담당관을 신설, 경기관광공사와 연계해 국외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DMZ의 숨은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민통선 내 유일한 숙박시설인 캠프 그리브스 문화 플랫폼과 남북 접경지역 4개 시·군을 잇는 평화누리길 조성, 임진각 일원 확대 개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본보는 올해 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경기도가 추진해 온 DMZ 관련 국제교류사업을 통해 글로벌 생태평화지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향을 두 차례에 걸쳐 알아봤다. 마지막으로 남북 분단이라는 상황 속에서 특별한 희생을 감수해 온 경기북부지역은 물론 경기도, 나아가 세계인의 DMZ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 중인 국제적 차원의 DMZ 프로젝트들을 살펴본다.
# DMZ가 미래 ‘생태보전지’로 거듭나기 위한 생태계서비스파트너십(ESP:Ecosystem Services Partnership)과의 협력
도는 DMZ 일원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활용 방안을 고민해 왔다. 특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위해 세계적 환경 전문 국제기구 ESP와 DMZ의 미래를 논의 중이다.
2008년 네덜란드에 설립된 ESP에는 전 세계 85개국 2천500여 명의 전문가들이 생태계 서비스 관련 환경 연구와 정책 이행 시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생태계 서비스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모든 혜택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이후 도는 임진각에 위치한 DMZ생태관광지원센터 내 ESP 아시아사무소를 유치하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DMZ 생태계 보전 정책 발굴과 국제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2016년 5월 안산에서 ESP 아시아총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총회에서는 UNCCD(유엔사막화기구), UNESCO 인도, 독일 연방자연보전청(BfN) 등 국제기관이 패널로 참여해 DMZ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아시아적 연대에 대해 논의했다.
# DMZ 일원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캠프 그리브스는 판문점과 DMZ에서 2㎞가량 떨어진 민통선 내 유일한 반환 미군기지다. 도는 현재 유스호스텔로 활용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이곳에서 오는 10월 중립국감독위원회(NNSC:Neutral Nations Supervisory Commission)와의 공동프로젝트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NNSC는 남북 분단, 대치 상황에서 화합으로 가는 과정을 지켜본 산 증인이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이후 현재까지 판문점에 주재하며 남북 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NNSC 스위스와 스웨덴은 분단 이후 국민의 생활상, 남북 대치와 화합으로의 발전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전시는 크게 NNSC 박물관 형태의 기획전시관 1관, 기존 BEQ 공간을 활용한 NNSC 스위스·체코·폴란드 전시관 등 총 4개 전시로 구성될 예정이다.
# DMZ 접경지역을 잇는 ‘평화누리길’ 국제협력 파트너를 얻다
2010년 5월 개장한 평화누리길은 김포·고양·파주·연천 등 4개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걷는 길이다. 총 12개 코스 189㎞의 길로 마을 안길, 노길, 제방길, 해안철책 등 역사유적이 산재해 있다. 또 무장공비 침투로, 제3땅굴, 철도중단점, 실향민의 한을 달래는 애기봉 전망대 등 한국전쟁의 흔적도 남아 있다. 남과 북을 이어 흐르는 임진강, 깎아내릴 듯한 주상절리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기도 한다.
리기산은 증가하는 극동아시아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관광마케팅을 펼치고자 했다. 이에 도는 평화누리길의 국제관광 파급 효과를 위해 리기산과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양측 관계자들이 리기산과 평화누리길을 오가며 트레킹 길 활성화를 논의한 데 이어 올 5월 양 지역 간 ‘공동홍보협약’을 맺기도 했다.
# 경기도가 그리는 DMZ의 미래, 분단의 역사와 생태보존 그리고 평화의 아이콘으로
전쟁의 아픔 속에서 잉태된 슬픈 과거를 갖고 있던 DMZ는 현재 평화의 완충지대로 성장했다. 도는 미래의 DMZ를 역사와 안보 그리고 생태적 가치가 생산되는 전 세계 유일한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DMZ 관련 국제교류사업을 국제사회와 국내 요구에 맞춰 시기적절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역사가 만들어 준 미래 유산 DMZ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생태평화의 장이자 평화통일의 마중물이 되길 기원한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사진= 경기관광공사·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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