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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나무

곽남현 인천시 공원녹지과 도시녹화팀장/조경학 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9월 13일 목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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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남현 인천시 공원녹지과 도시녹화팀장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나무는 무엇일까? 몇 해 전 산림청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소나무’라고 한다.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67.7%가 소나무를 좋아한다고 답변했다. 작년 말 인천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실시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생물 101 대국민 투표 결과에서도 ‘소나무’가 나무부문 1위를 차지해 ‘국민이 직접 뽑은 우리 생물 Top 10’에 선정됐다. 나무 중에서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는 으뜸 나무는 바로 소나무다.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의 상징이자, 눈보라의 역경 속에서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절개의 상징이다. 1844년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그린 세한도에는 초라한 집과 노송, 잣나무 3그루가 그려져 있다.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는 뜻을 담아 대쪽 같은 선비정신으로 극한의 절제미를 담아낸 걸작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소나무에 관한 기록이 663회 나온다. 예전에는 소나무가 나라에 쓰임이 많았고 백성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태종7년(1407)에는 "近因兵船造作, 松木殆盡, 乞令各道各官, 松木可得成長之山, 禁火禁伐, 每當孟春, 守令親監栽植(근래에 병선을 만드는 일로 인하여 소나무가 거의 다 되었으니, 각도의 각관으로 하여금 소나무가 성장할 수 있는 산에 불을 금하고, 벌채를 금하며, 매양 정월을 당하면 수령이 친히 감독하여 소나무를 심게 하소서)"이라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애국가에 등장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변함없이 늘 푸르고 오래 살며, 기근에 허덕일 때는 서민의 주린 배를 채워 줬다. 추울 때는 땔감이 돼 줬고 집 지을 때는 기둥이 돼 줬다. 송홧가루로는 다식을 만들었고, 관솔로는 횃불을 만들었으며 송진을 채취해 일상생활에 활용했다. 살아 있는 뿌리에서는 송이버섯이 나고 죽은 뿌리에서는 복령이 난다. 소나무는 서민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자연자원이다. 나무에서 보여지는 자태 또한 아름다우며 풍기는 이미지는 고고하여 선비정신에 걸맞다. 이런 이유로 한민족이 두루두루 좋아하는 나무일 것이다.

 앞으로 소나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는 학자들도 많다. 최근 몇 년간 솔잎혹파리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로 인해 많은 소나무가 죽은 것은 사실이다. 이제 솔잎혹파리는 어느 정도 적응력이 생겨 피해가 잦아들었으나, 소나무재선충병은 아직도 소나무를 괴롭히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옛 기록에도 소나무에 대한 병해충 피해는 수없이 많았지만 견뎌냈고 지금껏 많은 소나무가 살고 있다. 소나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키우고 보호한다면 병해충 피해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여러 종류의 나무가 폭염에 피해를 입고 생기를 잃으며 말라 버리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나, 척박지에서 잘 자라는 소나무는 오히려 생동감 넘치고 푸른 자태를 빛내고 있는 듯하다.

 인천에는 수령 300년 이상 된 소나무가 보호수로서 여러 그루 자라고 있으며, 한남정맥 마루금 따라 소나무림이 생육하고 있다. 또한 대청도와 덕적도 해안가에는 멋진 소나무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덕적도 소나무림의 경우는 소나무와 해송의 교잡으로 이뤄진 특이한 종으로 판단된다는 연구 내용도 보인다. 그만큼 인천 바닷가에 자란 소나무는 특이한 것이다. 황해권 환경에 적응한 우수 형질의 인천 고유 소나무를 선별하고, 인천시의 36년간 축적된 양묘생산 기술력을 활용해 소나무 묘목을 생산, 헐벗은 북한의 황해권 산림지역에 조림수종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남북교류사업으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애국가에 등장하는 나무, 우리 한민족 선호도 1위인 나무,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 있는 ‘소나무’를 보호하고 증식·보급하는 일은 우리 민족의 혼을 이어가는 중요한 민족적 사명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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