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파행을 거듭하다 최근 원 구성을 마친 의정부시의회 의원들이 지난달 13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시민 사과와 함께 열심히 의정활동을 할 것을 다짐했다.

 의원들은 "40여 일 동안의 공백 후 원 구성을 마무리하게 돼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단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시민의 안녕과 의정부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특히 "13명의 시의원들은 44만 시민의 대변자로서 막중한 책임의 무게를 잊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며 "신뢰받는 시의회, 시민과 함께 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언제나 열린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시의회가 파행을 접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한 지 17일 만인 지난달 31일 행정부가 제출한 2018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프로암 바둑리그 출전비 예산을 예산특별위원회(더불어민주당 2명, 자유한국당 3명)에서 이의제기 없이 만장일치로 삭감했다. 그러나 자치행정위원장이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안지찬 의장이 본회의를 열어 기습적으로 안건을 상정했다. 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여야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회의 개최 1시간 전에 통상적으로 사전간담회를 열어 마지막 조율을 하는데, 간담회에서 안 의장은 수정제안 안건이 올라온 사실을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고 집행부에 더 시급한 예산을 사용하도록 결정한 예산특별위원회 심의 내용을 무시하고 비밀리에 안건을 상정하고 기습처리한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의회를 시장의 거수기로 전략시켜 버린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분노를 느낀다"며 "비민주적으로 통과시킨 3천만 원의 혈세 예산을 반납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상대 당과 사전간담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답변하고 있다.

 주야를 가리지 않고 의정부시의 가치를 높여 줄 의원들은 어디 갔는지, 하룻밤 사이에 뒤집혀야 하는 이유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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