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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중구 신포동 문화거리. /사진 = 기호일보 DB
1960∼80년대 인천의 중심지였던 ‘중구 신포동 되살리기’가 버겁다.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이 걸림돌이다. 인천의 대표적 예술인(人) 터전인 중구 신포동에 자리잡은 예술인들이 높은 임대료 때문에 둥지를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12일 인천대 인천학연구원이 발간한 ‘인천학연구 제29호’에 담긴 ‘신포동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연구’는 이 같은 현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85년 시청과 공공시설이 중구 신포동에서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전하고 인천 전역에 대규모 도시개발이 이뤄지면서 신포동은 점차 옛 모습을 잃어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 지역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과거의 정취를 되살리기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어 둥지를 틀었다. 꽤 오랜 기간 비어 있던 이곳의 점포에는 특색 있는 카페가 생겨났다. 이는 ‘중구 사업체 조사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보고서에는 2008년부터 2016년 사이 신포동 내 창작예술업종 종사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적시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인천문화재단이 신포동과 인접한 해안동으로 이전한 뒤 신포동 내 창작예술업종 종사자 수는 2008년 14명, 2010년 29명에서 2012년 4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예술인들이 카페업으로 등록한 휴게음식점 역시 2008년 16명에서 2012년 28명으로 늘어났다.

북적이는 예술인들로 이 일대에 시민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지역경제도 활성화되자 최근 타 지역보다 건물 임대료가 천정부지(天井不知)로 뛰어올랐다.

신포동 내 지상 1층 상가 1㎡당 월평균 임대료는 2014년 12월 기준 1만9천335원에서 2015년 9월 기준 1만9천625원으로 290원 올랐다. 중구 전체 평균은 같은 기간 1만5천172원에서 1만5천336원으로 164원, 인천시 전체 평균은 1만8천591원에서 1만8천859원으로 268원 오른 것으로 나타나 평균치를 웃돌았다.

그러다 보니 비싼 임대료를 견디다 못한 예술인들이 이제는 신포동을 떠나고 있다. 창작예술업종 종사자 수는 2012년 46명에서 2015년 45명, 2016년 41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부동산업종 종사자 수는 2012년 113명에서 2016년 213명으로 크게 늘었다.

김준우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2013년부터 지가변동률이 증가하자 창작예술업종과 휴게음식점업종 비율이 감소하고 임대료가 크게 증가해 신포동은 2013년을 기점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지역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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