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포스코건설이 포천∼화도 간 고속도로 노선 계획 수립 단계에서 남양주시 수동면 가양초등학교의 존재 자체를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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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포천∼화도 고속도로 사업시행자인 포스코건설은 2016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관련 기관에 지도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 지도에 규모가 작은 요양원, 펜션 등은 표시가 돼 있지만 휴게소 바로 옆에 위치한 8천㎡ 규모의 가양초교만 유일하게 누락됐다.

이에 학부모들은 지난해 6월 "학교가 있었는데 인지하지 못했느냐"고 질문했고, 국토부 관계자는 "유치 과정에서 설계자가 약간 간과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고의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 남양주시 공고문을 통해 포스코건설이 가양초교 부지 360㎡를 편입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반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현재 계획이 현실될 경우 가양초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불과 33.2m 거리에 있는 휴게소를 보면서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휴게소는 가양초교 면적의 4배인 3만8천911㎡ 규모로 조성되며, 이곳의 하루 예상 통과 차량은 1만8천 대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부의 교육환경보호 기본계획상 고속도로, 철도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라고 해도 학교 울타리부터 200m 거리 안이라면 교육환경평가를 받도록 한 부분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계획은 ‘학교’라는 교육공간을 배려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국책사업이어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보호권 보장을 위해선 교육환경평가 수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국토부와 포스코건설은 학교 측 의견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 같은 누락 사실에 대해 국토부와 포스코건설에 확인을 요청해도 ‘단순 착오’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지도에서 특정 학교가 사라졌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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