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시·군을 품고 있는 경기도는 지역별로 다른 인구 규모, 소득수준, 지역적 특성에 따른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품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 중심의 사회복지 서비스로는 각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복지’ 실현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경기복지재단은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사회서비스 발굴 방안을 고심했다.

이러한 고민 속에 탄생한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이 올해 첫걸음을 뗐다. 한정된 재원으로 지역별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경기복지재단은 올해 말까지 사업 수행에 따른 성과를 측정할 예정으로, 지역복지모델 발굴에 선정된 각 지역별 맞춤형 복지사업을 12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정희시 위원장과 경기복지재단 관계자 등이 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 대상 기관에 선정된 군포인생나자작업장의 선생님들과 만나 나자작업장의 ‘자기만족’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경기복지재단은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 공모를 통해 도내 시·군의 특성을 반영한 32개 사업(20개 시·군)을 선정했고, 이들 기관과 단체는 복지재단의 지원을 통해 올 연말까지 각기 공모에 낸 사업을 추진한다.

31개 시·군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맞춤형 특화사업 개발을 지원, 자생적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의 목표다.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을 통해 선정된 일부 사업은 지역 특성이 유사한 인근 지역, 비슷한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타 시·군과의 방안 공유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같은 지역 내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복지시설·단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운영한다면 지역 문제 해소를 위한 체계적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오픈 콘퍼런스
복지재단 관계자는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을 통해 각 지역별 특화된 사업을 지원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내 복지시설과 단체에 보급,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의 자생적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도모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재단은 지역별 공통적 문제의식과 이를 자생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공모에 선정된 도내 복지기관과 단체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업 목적이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사회복지 전문가들로 컨설턴트를 구성해 맞춤형 컨설팅 또한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군포인생나자작업장 사회협동조합의 ‘자기만족’(자립 기회를 만들어 족적 만들기)

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으로 선정된 인생나자작업장의 ‘자기만족’ 사업은 군포 내 위기청소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인생나자작업장에 따르면 군포 관내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저소득 청소년들의 집중화 현상’이다. 군포에는 총 46개 초·중·고교가 있고, 지난해 기준 전체 학생 수(3만2천634명) 대비 6.8%(2천211명)이 저소득층 학생이다.

▲ 나눔반찬 만들기
문제는 A중학교 19.5%, B고등학교 29.98%, C중학교 13.3% 등 관내 일부 학교에 저소득층 학생이 집중화된다는 점이다. 저소득층 학생 수 20명 이하 학교는 24개 교로 학교 간 저소득층 학생 분포도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또 전국·경기도 평균을 다소 상회하는 학업중단율이나 다문화가정의 증가 추세 등을 감안, 인생나자작업장은 관내 위기청소년 자립통합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관내 위기청소년들의 맞춤형 자립교육을 통합 자립과정 체험 제공, 생필품 지원 및 서비스 개발, 자립에 필요한 소소한 생활기술 습득 등 제공하기 위한 인생나자작업장의 ‘자기만족’ 사업은 5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인생나자작업장 김명주 교사는 "학교 울타리 밖을 벗어난 친구들이 많다. 어떤 어려움이 있고 이 아이들을 위해 무얼 해 줄 수 있는지 고민하다 복지재단 공모에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생나자작업장의 ‘자기만족’ 프로그램은 ▶생활의 달인 ▶독립선언 준비 ▶방탈출(생필품&말벗 서비스) ▶알쓸신잡 ▶자립체험 프로젝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생활의 달인’은 관내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손공예 프로그램, 각종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방탈출’은 학업중단, 은둔형 청소년 등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직접 방문해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고 ‘말벗’이 돼 주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 서비스다.

김명주 교사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면서 생활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바깥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조금씩 만들어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 재능나눔 아트마켓
‘알쓸신잡’(알아 두면 쓸 만한 신기한 잡학지식)은 청소년들이 자립을 위해 알아 두면 좋은 생활의 소소한 노하우들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바느질이나 장보기, 집밥 만들기, 생활금융, 공과금 내기, 이사 노하우 등 학교 밖 청소년 등이 사회에 나와서 겪게 되는 사소한 생활 노하우를 제공, 스스로 자립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자립체험 프로젝트’, ‘독립선언 준비’ 프로그램도 큰 틀에서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데 목표를 같이 하고 있다.

자립체험 프로젝트는 자립을 위한 취업패키지 프로그램(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기술, 구직 신청 및 취업하기 등), 비교적 쉬운 각종 기술들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한 창업 아이템 찾기 등 전반적인 창업 노하우 체험 등도 지원한다.

독립선언 준비는 알쓸신잡 프로그램 중에서 쉼터 청소년들이 특별히 궁금해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구성, 독립생활에 필요한 생활의 지혜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명주 교사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방법, 기회 등을 얻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사소한 생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차근차근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생나자작업장의 자기만족 사업에는 군포 관내 지역아동센터나 청소년 쉼터 등의 기관(청소년하나로쉼터, 갈리릴지역아동센터, 한국청소년안전교육연구원 등)도 참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인생나자작업장은 사업이 종료된 올해 말 사업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줄었는지, 외출시간은 늘었는지, 자립에 필요한 궁금증이 해결됐고 자신감이 생겼는지 등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자체적인 평가 검토도 진행할 계획이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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