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을 고용해 경쟁사 서버를 공격, 고객 정보를 빼돌린 유사 투자자문업체 대표와 해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유사 투자자문업체 대표 A(29)씨와 해커 B(32)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6월께 B씨 등을 IT 관련 부서 임원으로 채용한 뒤 경쟁사인 C사의 서버에 침입해 고객 정보를 빼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은 채용 8개월 뒤인 2017년 2월부터 C사 고객 관리 서버 4대를 17차례 공격해 유료 회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결제정보 등 영업비밀 28만여 건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회원들에게 문자나 온라인 방송으로 주식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금융감독원에 신고서만 제출하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지만, 회원별 월 사용료는 300만∼1천만 원에 달해 회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C사도 회원 정보 확보를 위해 수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였으나 B씨 등은 회원 정보를 가로채 가면서 C사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모두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C사는 12억 원 상당의 영업피해를 낸 뒤 결국 폐업했다.

B씨 등은 주식 투자 관련 경력이 전무한 IT 전문가들로, A씨에게서 월 1천만 원의 연봉과 고급 외제차, 주상복합 숙소 등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킹 공격이 이뤄질 당시 A씨와 B씨 등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입수, A씨가 범행을 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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