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표현한 말이다. 추석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명절이란 뜻을 담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로 이제는 옛말이 됐다.

 추석을 앞두고 채소,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여름내 이어진 폭염과 가뭄,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급등하던 농산물 가격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성수기 품목이 평년보다는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부담이 여전하다.

 실제 농산물 가격은 포기당 배춧값은 도매기준 지난달 하순 5천800원대에서 이달 3천600원대로 40% 가까이 낮아졌다. 개당 무 가격도 지난달 하순 2천700원대에서 2천200원대로 저렴해지며 상승세가 꺾였다. 그러나 평년에 비하면 80%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사과와 배도 가격이 점차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는 20% 내외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제안한 차례상 마련 비용은 전통시장 23만1천 원, 대형유통업체 32만4천 원 선이다. 하지만 차례상은 가지 수보다는 정성이 우선이다. 음식 가지 수를 줄인 간소화 차례상을 준비하면 격식은 차리면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정부가 마련한 차례상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과 나물 종류를 줄이는 방식이다. 사실 옛 조상들은 복잡하게 차례상을 차리지 않았다. 전 등은 바른 차례상에 사용을 안 했던 것이다. 후대에 들어오면서 준비하게 된 음식인 것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명절에 차례상 준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말고 음식 가지 수보다는 집안 형편에 맞게 제철 음식들을 정성껏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전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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