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도에서 조조를 제거하고 황제의 친정(親政)을 꾀하는 모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이미 확고한 권력 장악과 대외적 우위를 보이는 실력자 조조를 제거한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기도 했으나 자칫 발각되는 날이면 대역죄로 가문이 멸족당하는 건 자명한 일.

 마초의 아비 마등은 이때 "살기를 탐해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무리와 족히 큰일을 의논할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동승은 마등을 달래며 황제가 친히 쓴 밀조를 보여주며 조조 제거 모의에 가담해 줄 것을 청했고, 마등은 황족 출신인 유비를 가담시키자고 제안하게 된다. 반혁명이나 최고권력자를 제거하려는 모의는 목숨을 걸지 않고 불가능한 일임에 틀림없다. 권력 투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봉건시대에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덧붙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신념과 의리다. 정치인의 덕목으로 신념이나 의리는 가장 기본적인 것.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철학과 윤리가 없는 자들이 교언영색으로 출세하고 국민을 속이면서 득세하게 되면 그 결말은 자명하지 않을까.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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